한국당 "정기국회 끝까지 필리버스터… 의원 1인당 4시간씩"
민주당 "오늘 본회의 무산시킬 것"

자유한국당이 29일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안건 200여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신청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법에 정해진 필리버스터로 사실상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29일 오후 개회 예정인 정기국회 12차 본회의가 자유한국당이 유치원 3법 등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 방침을 정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했다"며 "의원 1명당 4시간 이상 토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국회 의사과에 이날 열리는 본회의에 오른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무제한 토론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99명) 이상이 서명한 요구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면 할 수 있다. 이 경우 국회의장은 무제한 토론을 실시해야 한다. 필리버스터는 안건 별로 제출하게 돼 있고, 의원 1명당 한차례만 토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당 의원 전원(108명)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 200여건에 대해 한차례씩 최소 4시간 토론을 하면 총 800시간 이상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본회의가 이날 오후 4시에 열린다고 가정하면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다음달 10일까지 계속 200건에 대한 토론으로 본회의를 끌고 갈 수 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다음달 10일까지는 총 263시간이 남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필리버스터를 통해 아직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은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등을 정기국회 회기 중에 처리되지 못하도록 저지할 수 있다는 게 한국당의 계산이다. 한국당은 다만 여론 악화를 우려해 쟁점이 비교적 적은 민생법안의 경우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고 표결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려면 국회 재적인원의5분의 3(177명)이 서명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129명)이 공조 가능한 친여 성향 야당 표를 전부 끌어모아도 150여석 정도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에게 "의결정족수가 되어야 국회 본회의를 연다는 국회 관례가 있다"며 "(국회의장과 상의해) 오늘 본회의는 무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