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靑 특감반서 '김기현 시장 보고서' 발견" 당시 일화 소개
"이인걸 특감반장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며 뺏어가듯이 가져가"
"나도 보고서 보고 놀라…우리 업무 아닌 불법사항이라 휴대폰 촬영"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 보고서를 봤다"며 "당시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며 뺏어가듯이 잡아채 가져갔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지난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태우 TV’에서 과거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 보고서를 발견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

김 전 수사관은 지난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태우TV’에 올린 ‘그때 그곳에서…무슨 일이 있었나'란 제목의 영상에서 특감반 내부에서 조국 전 민정수석과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이름이 등장하는 김 전 시장 관련 동향 보고서를 봤다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은 "당시 특감반원 10명이 함께 사용하는 복합기 위에 놓여있는 보고서를 발견했다"며 "내용을 살펴보니, 당시 김 전 시장에 대한 정보와 수사에 대한 동향 보고서였다"고 했다. 그는 "보통 개인이 생산하는 문서는 보안 때문에 다른 IO(정보관)에게 공개하지 않는데, 누군가 출력해놓고 그냥 가버렸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전 수사관은 "보고서를 보고 놀랐다. 완전 정치인 관련 보고서였다"며 "우리 업무 대상이 아닌 불법 사항이라서 당시 휴대전화로 촬영을 했지만 누가 쓴 건지는 알 길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 전 특감반장이 지나가길래 보여줬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내가 주는 것임에도 뺏어가듯 홱 잡아채 갔다"며 "이때 김 전 시장에 대한 첩보가 청와대에서 시작됐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은 "민간인 사찰, 정치인 사찰 등 그동안 제가 제기한 많은 양심선언이 거짓말이겠냐"며 "지금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진실은 진흙구덩이에 빠져 있어도 반짝 빛나서 언젠가 발견될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가 ‘하명 수사' 의혹을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양심 고백과 검찰이 확보한 물증이 있음에도, 끝까지 정치 사찰 첩보를 하명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