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합계출산율이 올 3분기(7~9월)에 0.69명을 기록, 0.7명 선이 역대 처음으로 깨졌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15~49세) 한 명이 평생 낳는 아기의 수를 뜻한다. 전국으로 따져도 3분기 신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198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았다.

통계청은 27일 '9월 인구동향'에서 "올 3분기 전국 출생아 수는 7만3793명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6687명(-8.3%) 감소했다"며 "3분기 전국 합계출산율도 0.8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별로 따져 올 3분기 서울 지역이 기록한 0.69명의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超)저출산이란 지적이다. 이 수치는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2.1명)의 3분의 1, 초저출산 기준(1.3명)의 절반쯤에 불과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대표적 저출산 국가·지역으로 꼽히는 마카오(0.92명)·싱가포르(1.14명·이상 작년 기준)의 출산율보다도 크게 낮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만약 '서울'이라고 이름 붙인 별도의 인간종이 있었다면 멸절의 길로 들어갔다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라며 "인구 컨트롤타워라던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실패이자, 지금까지의 저출산 정책의 완전한 실패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9월 한 달간 태어난 아이는 2만4123명으로, 1년 전보다 1943명(-7.5%) 줄었다. 월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4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연간 출생아 30만명 유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9월까지 출생아 수는 23만2317명이다. 4분기 신생아가 6만7000명대로 떨어지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를 기록하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사망자 수(29만8820명)를 감안할 때 출생아 30만명은 인구 감소 충격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국내 연간 출생아 수는 2002~2016년 40만명대를 유지하다 2017년 30만명대로 떨어졌는데, 감소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