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위한 영화인대책위(반독과점영대위)는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영화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는 영화 '겨울왕국'이 개봉과 동시에 스크린을 독점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기자회견에는 영화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부산영화협동조합 황의환 대표, 독립영화협의회 낭희섭 대표, C.C.K픽쳐스 최순식 대표,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이은, 반독과점영대위 운영위원 권영락, 배장수 반독과점영대위 대변인이 참석했다.
배장수 대변인은 "영화계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에서 독과점 현상이 발생해 긴급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라고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밝혔다.
반독과점영대위는 선언문을 통해 영화법 개정·규제와 지원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독과점영대위는 "'겨울왕국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겨울왕국2'가 올해 기준으로 두번째로 높은 상영점유율(63.0%)과 좌석점유율 (70.0%)을 기록했다"라며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스크린 독과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다. '겨울왕국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사, 배급사, 극장은 당연히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한다. 하지만 이로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독과점영대위는 2017년 11월 발족해 그동안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영화법 개정을 촉구해왔다. 반독과점영대위는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안타까워하며, 정부에 해결을 촉구했다.
박독과점영대위는 "어제 '겨울왕국2'가 예매 점유율이 90%가 넘었고 반독과점영대위 입장이 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다. (스크린 독과점은) 한 두번 있는 일도 아니다. 시장이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 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해야 한다.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영진위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새 정부가 반이 넘도록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저희 단체는 심각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지영 감독은 현재 상영 중인 자신의 영화 '블랙머니'가 '겨울왕국 2'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 스코어가 올라가는 상황인데도 지난 21일 날짜로 갑자기 극장수가 줄었다. 스코어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갑자기 줄어든 것이다. 영화 상영 전 내가 극장에 스크린 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배급팀에게도 이야기 했다. 그래서 3분의 1은 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어제 3분의 1의 3분의 1로 줄어들더라"고 허탈해 했다.
그는 이어 "저는 손해를 보더라도 이 기회에 언론사가 불공정한 시장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냥 기업만 비판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불공정한 시장을 누가 개선해야 하나. 국회가 해야 한다. 그들은 오래전에 개정법을 제의 해놓고 처리하지 않고 있다. 문화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가 해야 한다. 뭐가 무서워서 못하고 있나"며 국회와 정부 관련 부처의 노력을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영화진흥위원회 사람들이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안 나오더라. 이 사람들을 이해한다. 적극적인 사람도 있지만 소극적인 사람도 있다. 대기업에 밉보이면 지장이 있을 거니까. 이 운동이 적극적으로 전개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시장 질서에서는 영화 산업을 길게 볼 때 영화인들과 같이 죽는다. '겨울왕국'은 좋은 영화다. 그 좋은 영화를 오랫동안 길게 보면 안 되나. 굳이 한번에 많은 관객들이 봐야 하나.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볼 수 있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반독과점 영대위는 프랑스의 사례를 들며 해결방법을 제안했다.
영대위는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프랑스의 CNC(국립영화센터)는 영화법과 협약에 의거, 강력한 규제·지원 정책을 영화산업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병행하고 있다. 일례로 15~17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레스에서 한 영화가 점유할 수 있는 최다 스크린은 4개이며, 11~14개 스크린에서는 각기 다른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독과점영대위는 그간 소수의 대기업 영화관이 국내 스크린의 92%, 입장료 수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비판하며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해왔다.
이들이 개정을 요구하는 영화법은 △대기업의 배급업·영화상영업 겸업 반대 △공평한 상영관 배정 △복합 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의 일정 비율 이상 상영 금지△복합 상영관의 예술·독립영화 전용관 지정 △예술·독립영화 연간 상영일수 지정 등의 규제·지원 정책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