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장관은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 여부를 전날인 21일에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기한(23일 0시)이 임박했는데도 한·일 교섭의 마지막 기회인 G20 회의 참석 여부를 전날까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 장관의 참석 여부는 22일 오전에 최종 결정돼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외교가에선 "(지소미아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외교장관이 이처럼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일본과의 극적 타결 전망이 그만큼 낮다는 방증"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나마 외교부는 실·국장급 채널을 통해 일측과 접촉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지소미아 문제로 (일본과) 고위급 협의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외교 당국 간 소통은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한·일의 입장이 표면적으론 평행선을 달리며 23일 0시 지소미아가 효력 종료될 가능성이 크지만, 물밑에선 '지소미아 심폐 소생'을 위한 막판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외교부는 이날 지소미아 파기의 도화선이 된 징용 배상 문제 해법을 놓고 일본과 비공식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된 방안 중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최근 제안한 '1+1+α'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부금과 양국 국민 성금으로 기금을 만들자는 내용이다.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20일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났을 때 "이것(1+1+α안)을 제대로 하면 해결책이 된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아베 총리는 이를 듣고 좋다거나 나쁘다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