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게 없어 편의점에서 우유와 주스 등 2500원어치를 훔친 할머니에게 형사들이 온정의 손길의 내밀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A씨(83)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음료수 2500원어치를 훔친 혐의(절도)로 입건됐다. 편의점 직원이 "할머니가 물건을 훔쳐갔다"며 112 신고를 했고, 현장에 출동한 파출소 경찰관들이 A씨를 체포해 강남경찰서로 넘겼기 때문이다. A씨는 조사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그랬다"며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을 맡은 서울 강남서 김정석(50) 경위는 전과도 없는 80대 노인이 우유와 주스 등을 훔쳐 절도 혐의로 입건되자, 속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어 A씨의 형편을 알아봤다고 한다.
확인해 보니 A씨는 빌라 반지하에서 고등학생 손자와 둘이 살고 있었다. 김 경위는 좀 더 정확한 사정을 살펴보기 위해, 지역 주민센터로 찾아가 A씨가 대리운전 일을 하고 있는 아들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경위와 동료들은 주민센터 측에 A씨의 사정을 설명하고 학비와 생활용품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득했다. 주민센터 측은 학비와 생활용품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A씨가 굶는 일이 없게끔 구호물품 등이 전달되도록 조치하고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경찰은 A씨의 절도 행각이 생활고로 벌어진 가벼운 범죄인 점을 고려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회부를 거쳐 훈방 등으로 선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