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총체적 위기에 빠진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쇄신과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초선(初選)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구)은 18일 본지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당시 정권은 실패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나를 포함해서 초선이든 다선(多選)이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곽 의원은 박근혜 청와대 초대 민정수석을 지냈으며 2016년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곽 의원은 "사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수 없었던 당시 여당 의원들도 일괄 사퇴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는 일이었지만 나라의 정치적, 이념적 균형을 위해 그 시기를 유예했던 셈"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전(前) 정권에 대한 책임론을 정리할 때가 됐다"고 했다. 곽 의원은 "당 지도부가 불출마 요청을 하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납득할 만한 기준만 정해놓으면 받아들일 것"이라며 "모든 것을 원점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본지와 만나 "세간에 알려졌던 대로 대구(수성갑) 출마를 준비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험지(險地)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많은 국민은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暴政)에 대한 심판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나부터 스스로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과 오랫동안 인연을 가졌거나 큰 역할을 맡았던 분들은 불출마든 험지 출마든 과감한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며 "나도 한때 보수의 핵심 지역인 대구에서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나라와 당의 위기가 너무 심각했다"고 했다.

황 대표에 대해선 "본인 스스로도 과거(박근혜 정권)에 묶여 있고 주변 인사들도 그런 분들이 많은데 고민 없이 무조건 '뭉치자'고만 한다"며 "주변 사람들부터 정리하고 미래지향적 가치를 중심으로 통합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곽상도 의원은 "당 지도부가 지난 정권 실패에 대한 책임론 등을 바탕으로 인적 쇄신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곽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그 이후 3년여간의 과정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정리가 필요하다"며 "자신이 몸담았던 정권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공직(公職)에 들어온 사람의 숙명"이라고 했다. 곽 의원은 "이대로 가서는 내년 총선에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인적 쇄신에 선수(選數)는 중요하지 않으며 당의 체질 변화를 위해 초선도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를 향해서는 "적극적인 인적 쇄신에 나서야 한다"며 "다만 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 문제가 마무리된 후부터 본격화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묻자 "보수가 아니라 중도를 포함한 야권 통합이란 표현을 써야 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결딴날 판인데 어떻게든 막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면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