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18일 김세연(3선) 의원이 전날 불출마를 선언하며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부터 앞장서서 깨끗하게 물러나라"고 한 데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당 해체' '지도부·현역 총사퇴' 등 고강도 쇄신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 쇄신 방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감하게 쇄신하겠다"면서도 "내년 총선에서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당내에선 "총선에서 패배한 대표는 당연히 사퇴하는 것 아니냐" "하나마나 한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과거 김무성(2016년 총선), 홍준표(2018년 지방선거)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직후 사퇴했었다. 한 중진은 "당내에서 분출하고 있는 쇄신론을 이런 식의 '유체 이탈 화법'으로 어떻게 막겠느냐"고 했다.

황 대표는 구체적인 '쇄신 방안'에 대해선 "숙고하면서 폭넓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들 것"이라고 했다. 전날 김 의원 불출마와 관련해 "당을 살리고 이기는 길로 가겠다"고 했던 것처럼 '원론적 답변'에 그친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김 의원의 요구에 대해 "지금 가장 중요한 책무는 패스트트랙 법안에 올라간 선거법 개정안 등을 막아내는 일"이라며 "그 역사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고, 이 이후 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했다. 나 의원 주변에선 "현 지역구인 동작을이 바로 험지"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당내에선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나 원내대표부터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용태(3선)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지금은 당 지도부가 김세연 의원의 자기희생에 화답, 자신들의 거취를 결단하고 '현역 50% 이상 물갈이' 등 원칙을 제시할 때"라며 "그래야만 당내 다선·중진들의 용퇴에도 물꼬를 터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