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 출신 변호사들, 외고 폐지 반대 위한 무료 변호인단 구성
'채동욱 호위무사' 자처했던 김윤상 변호사가 주도
"가진 자에 대한 분노 일으켜 정권 계속 잡겠다는 의도냐"
대원외고 출신 변호사들이 무료 변호인단을 구성해 정부의 외국어고 일괄 폐지 방침에 반대하는 법정 투쟁에 나선다. 1984년 개교한 대원외고는 2019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에 53명이 합격하는 등 최근 5년간 311명이 서울대에 입학해 대표적인 명문고로 꼽힌다.

대원외고 2회 졸업생인 김윤상(50·사법연수원 24기·사진) 변호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스러운 나의 모교, 대원외고를 지키겠습니다'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을 '대원외고 법조인 1호'라고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외고 폐지 정책을 무력화시키고자 법정 투쟁에 나서겠다"며 "제 인생과 자존심을 걸고 전면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대원외고 동문으로 무료 변호인단을 구성해 다음 달부터 본격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김 변호사가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10여 명의 변호사가 이메일로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7일 고교서열화 해소하기 위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고·국제고를 오는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초까지 자사고·외고의 설립근거인 초중등교육법의 시행령 관련 조항을 삭제할 계획이다.

김 변호사는 "시행령 개정 반대 의견서, 교육부장관 처분 취소 소송, 헌법소원을 제기해야 할 듯하다"며 "조만간 모교를 방문해 선임계 작성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 계획을 잡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유순종 대원외고 교장에게 이 같은 활동에 대한 승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외고 등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게시글에서 "수월성이니 뭐니 하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한 단계 더 웅비할 수 있는 터전을 불질러 태우는 꼴을 좌시할 수는 없다"며 "요즘 들어서는 혹시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를 일으켜 그 불씨로 선거에서 이겨 정권을 계속 움켜쥐고 싶을 뿐 정말로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긴 하는 건지 의도조차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대원외고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결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고 아마도 오늘의 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무료 변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제가 ‘뺑뺑이’로 배정될 예정이었던 모 고교는 88년 대입에서 서울대 문과에 아무도 합격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원외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 변호사는 대검찰청 감찰1과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혼외자 의혹’이 불거진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결정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검찰을 떠나면서 내부통신망에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 아들딸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물러난다"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