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에 ‘침수 경고등’이 켜졌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며칠째 강한 비가 내린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는 12일 오전(현지 시각) 127㎝에 육박하고 있다. 이틀 전인 10일 측정된 110㎝에서 2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날 오전 5시 30분께는 베네치아 시민들에게 조수 상승의 위험을 경고하는 사이렌이 울렸다.

베네치아는 지난해 10월 집중 호우로 도시의 75%가량이 물에 잠겼다.

베네치아 당국은 최근과 같은 강우가 계속된다면 13일 오전에는 조수 수위가 14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수위가 80㎝를 넘어가면 수상버스 등 대중교통과 산마르코 광장 내 보행자 통행이 제한된다. 110㎝를 초과하면 베네치아 섬의 12%가량이 침수된다. 140㎝를 넘어서면 절반 이상인 59%가 통상 물에 잠긴다고 한다.

베네치아 당국은 오는 13일을 고비로 보고 있다. 수위가 대침수의 전조인 155㎝ 문턱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베네치아는 조수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매뉴얼에 따라 중앙재해대책본부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치아는 비가 많이 내리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 조수가 높아지는 이른바 ‘아쿠아 알타(조수 상승)’ 현상으로 시내가 정기적으로 침수된다. 1966년 조수 수위가 194㎝까지 치솟으면서 큰 홍수 피해를 겪었고, 1986년과 지난해 10월에는 156㎝까지 급상승해 도시의 75%가량이 물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