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된다는 것에 왜 이리 호들갑(fuss)을 떠는지 모르겠다. 남편이 없고 아이를 안 낳으면 어떤가? 나는 셀프파트너(self-partner·혼자서 커플 노릇을 한다는 뜻) 상태다."

영화 '해리포터'로 유명한 영국 배우 겸 여권(女權) 운동가 에마 왓슨(29)이 독신(獨身)에 대해 '셀프파트너'라는 신조어를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미 CNN 등 외신들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왓슨은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 최신호 인터뷰에서 "(올해 4월) 29세 생일까지는 집이나 남편·아기·직업 등 안정감에 대해 불안했다"면서 "지금은 싱글인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근 '독신(獨身)'을 '셀프 파트너'라고 표현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국 배우 에마 왓슨.

인터뷰 내용이 공개된 뒤 외신들은 셀프파트너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다뤘다. CNN은 "왓슨의 행동은 결혼과 독신에 대한 밀레니얼(1980~2000년대 초 출생) 세대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늘날 젊은이들은 결혼 지상주의와는 다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타임스는 이번 왓슨의 발언에 대해 남녀 기자의 엇갈린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여성 칼럼니스트 해티 크리셀은 "사람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반쪽'이 아니라는 왓슨의 관점에 동의한다"고 했지만, 남성인 리처드 애슈턴 더타임스 기자는 "숨 쉬고 있는 다른 사람과의 사랑을 대신할 수 있는 기쁨은 주변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 독신 문제 담당 기자인 리사 보노스는 칼럼에서 "일본에서는 혼자 결혼식을 치르는 사람이 있고, 뉴욕에서는 공동체와 결혼하는 사람이 있는 등 다양한 형태의 셀프파트너십이 존재한다"면서 "단어 자체를 두고 논쟁하기보다는 셀프파트너를 선언한 스스로가 나 자신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왓슨은 올해 말 개봉하는 루이자 메이 올컷(1832~1888) 원작의 영화 '작은 아씨들'에 출연한다. 영화 출연에 대한 감상을 묻자 왓슨은 "메릴 스트리프같이 사회문제 '활동가'로서 알고 지내던 배우들과 작품을 함께해 좋았다"고 했다. 스트리프는 작년 10월 터키에서 살해된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서한을 UN에 보낸 바 있다. 왓슨 자신도 2014년 UN 여성친선대사로 임명돼 성평등을 강조해 왔으며, 같은 해 UN 본부에서 "양성평등 문제는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들의 문제기도 하다"는 내용의 연설을 해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