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우파·자유민주세력? 꼰대적 인식...스스로 외연확장 제한"
"황교안·유승민, 희생적인 살신성인의 자세 보여야 안철수 참여할 것"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0일 최근 야권에서 진행 중인 보수통합 논의와 관련,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언급한 '보수대통합'은 외연 확장의 한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중도·보수 반문연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대 총선 때 안철수 전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 창당에 참여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황 대표의 통합 메세지는 반문연대를 통한 문 정권 심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흡한 측면이 적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그 이유로 먼저 '통합 메시지의 한계'를 꼽았다. 그는 "황 대표는 '자유우파' '자유민주세력' '헌법적 가치에 동의하는 세력'의 통합을 일관되게 주장한다. 스스로 통합의 외연 확장을 제한하고 여야의 전선을 흐트리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의 이런 주장은 "문 정권에 실망하고 반대하는 광범위한 중도세력 중 우파 정체성을 갖지 않은 사람은 선뜻 동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자유우파 등의 워딩(어휘)이야말로 강경 보수의 꼰대적 인식"이라며 "광범위한 반문 유권자, 젊은층과 중도층이 한국당을 지지하기 어렵게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통합 제의 방식 및 통합 범위'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통합기구 제안 이전에 최소한 통합의 주요 당사자의 직접 회동과 최소한의 원칙에 대한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황교안과 유승민, 원희룡 등 중도 세력의 신뢰에 바탕한 회동에서 원칙적인 통합 합의가 우선됐어야 한다"고 했다. 또 통합 범위와 관련 "바른미래당 내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그룹과 우리공화당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것은 통합의 진정성과 실현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탄핵을 찬성한 변혁 그룹과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우리공화당을 동시에 통합 대상으로 거론하는 것은 야권 통합에 진정성이 없거나 가능성이 없는 것이란 주장이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야권연대(통합)의 원칙은 문 정권 심판을 위한 '중도와 보수의 개혁적 반문연대'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수만이 아닌 문 정권에 실망하고 문 정권을 심판하려는 광범위한 중도진영과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며 "안철수 대표로 상징되는 합리적 중도 진영이 주체로 참여하는 광범위한 중도보수 반문연대여야 한다"고 했다. 또 "보수 역시 개혁적 보수와 전통 보수의 결합으로 문 정권 심판을 위한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여전히 탄핵무효를 주장하거나 기득권 보수에 머무른다면 야권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도, 유승민 대표와 변혁그룹도 자신에 유리한 소아(小我)만을 내세우며 각자 이해관계에 따른 이기적 계산에 매몰될 게 아니라 자기희생적인 살신성인의 자세를 먼저 보여야 한다"며 "그래야 안철수 대표로 상징되는 합리적 중도세력의 공간이 열리고 주동적 참여가 가능하다"고 했다. 김 교수의 이런 제안은 야권 재편이 탄핵 이전의 한국당 세력의 복원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안 전 의원 등 과거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 중 합리적 중도를 표방하는 세력까지 아우르는 통합이 돼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