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끌었던 룽융투(龍永圖) 전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차관급)이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읽기 쉬운" "최고의 협상 상대"라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再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가진 대선 유세에서 연설 도중 지지자들을 향해 웃고 있다.

룽 전 부부장은 지난 7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크레디트 스위스의 중국 투자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해 SCMP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는 정치가 아닌 물질적 이익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이런 상대는 협상에서 최고의 선택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룽 전 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달리 대만이나 홍콩 등 중국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민감한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싸우지 않는다"면서 "변덕스러운 기질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도록 강요하는 등 물질적 이익에만 신경을 쓰는 투명하고 현실적인 협상가"라고 했다.

룽 전 부부장은 전 세계 6700만명의 팔로워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과 즐거움, 짜증이 담긴 트윗을 받아보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생각을 ‘읽기 쉽다’고 표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있는 그대로 말하기 때문에, 미국의 의사결정 과정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보여준다"며 "더 이상 예전처럼 미국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거나 어둠 속에서 진짜 미국 측의 생각을 읽어내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했다.

룽 전 부부장은 과거 2001년 중국이 WTO 가입 협상을 할 때 중국 측 수석 대표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이후 중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 포럼’ 사무총장을 7년여간 지내기도 했다. SCMP는 "올해 76세인 그는 현역 장관직에서 물러나 다른 나라 내정 문제에 관해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 무역 외교 분야의 원로 정치인으로서 (그의 이런 발언은) 중국의 정책 결정 분야에 대한 생각을 암시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