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선기금으로 모금한 돈을 선거 유세 비용과 본인 초상화 구매 등에 썼다가 수백만달러를 물어내게 생겼다. 뉴욕주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비영리 자선재단인 '트럼프 재단'의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데 대해 200만달러(약 23억원)를 배상하라고 7일(현지 시각) 명령했다. 법원이 같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트럼프 재단을 완전히 해체하라고 결정한 데 이어, 배상 결정까지 내린 것이다.
트럼프 재단은 1980년대부터 트럼프의 돈 550만달러와 외부 인사들의 기부금 930만달러 등으로 조성돼 운영되고 있었다. 미국에서 자선단체 기금은 누구의 돈으로 조성됐든 재단 운영진이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제한한다. 그러나 트럼프 측은 2016년 대선 유세 집회에서 재단 기금으로 아이오와주(州)의 퇴역 군인 지원 단체에 10만달러(약 1억원)를 전달하는 기부행사를 가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기금을 선거 유세에 활용한 것이다.
또 재단 기금 25만8000달러(약 3억원)는 마러라고 등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 부과된 벌금·소송 비용 등을 내는 데 쓴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엔 재단 돈으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자선 경매 행사에서 트럼프의 얼굴이 그려진 1.2m 높이의 대형 초상화를 사들였다. 초상화는 당시 시초가 1만달러(약 1100만원)로 경매에 부쳐졌는데, 아무도 응찰하지 않자 트럼프 재단이 초상화를 낙찰받아 트럼프의 골프 리조트에 걸었다. 사건을 담당한 검찰은 "트럼프가 재단 돈을 개인 수표책 쓰듯이 썼다"고 밝혔다.
법원은 트럼프 재단을 해체하고 남은 돈 180만달러와 트럼프가 내야 하는 배상금 200만달러 등 총 380만달러(약 44억원)를 아동 구호 재단, 흑인 대학기금협회 등 8곳에 나눠 주라고 결정했다. 재단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 트럼프의 세 자녀는 자선재단 운영에 관한 특별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를 통해 "아무런 대가 없이 모금해 기부했는데 검찰이 정치적인 이유로 의도적으로 폄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