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대 여성 지지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책 한 권이 있었다는데? 2016년 10월 ‘촛불 정국’의 한복판, JTBC의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있기 열흘 전에 출간된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바로 그것. 학생과 직장인, 경력단절 주부로 살아 온 30대 여성 주인공의 삶에 대한민국의 ‘여성 차별’을 농축시킨 이 책은 여성 독자들로부터 여성 대통령을 몰아내고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데 기여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최근 소설을 각색해 만든 동명 영화가 개봉하면서 다시금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른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본 40대 이상 남성들로부터는 ‘지나온 삶을 반성하게 된다’는 반응을 끌어낸 반면, 남성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인식하는 20대 남성들은 오히려 이 영화에 반발, ‘1점짜리 별점 테러’가 이어지는 ‘성(性) 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소설로서는 이례적으로 보고서 형식을 취하고, 각종 통계 자료를 각주로 인용하고 있는 이 책은 일부 결정적인 부분에서 ‘심각한 통계의 왜곡’이란 비판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페미니즘이 대세로 떠올랐다는 상징’이기도 하지만, 정치가 페미니즘에 개입해서 문제가 더 악화되기도 했다. 지난해 ‘미투 사태’로 당황한 정부는 성추행 관련 무고죄 수사 금지 추진 등 악수(惡手)를 내놓으면서 오히려 20대 남성이 등을 돌리는 현상도 나왔다. 민주당 청년대변인이 ‘82년생 김지영’ 영화에 대해 "남성도 ‘남자다움’을 요구 받으며 살았다"는 논평을 내놔 욕을 먹은 것은 정부 여당이 이 상황을 당황스러워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하지만 ‘김지영’은 이미 수면으로 떠올랐다. 여당과 야당 모두 이 문제를 ‘남의 일’로 외면해서는 결코 다음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리라고 예측되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선일보 박은주·신동흔·유석재 기자가 진행하는 ‘이슈 포청천’에서 이 문제를 심도있게 짚어 본다.

*조선일보 유튜브 ‘이슈 포청천’, 상단 유튜브 화면을 누르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