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6일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구성하고 전면 재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2014년 4월 참사 이후 검경 합동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1기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 등을 거쳐 현재 사회적참사 특조위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검찰이 '전면 재수사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이다.
검찰의 이날 발표는 지난달 31일 사회적참사 특조위의 중간 조사 발표 직후 여당에서 연일 "세월호 참사를 검찰이 전면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야권에선 "지난 5년간 국회, 감사원, 검찰이 수차례 세월호 사고를 조사·감사·수사해 100명 넘게 기소됐는데, 여당이 다시 하라니 검찰이 바로 응답했다"며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조국 사태'로 궁지에 몰린 여권이 또다시 '적폐몰이'를 통해 당시 법무장관이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흔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조위 중간발표 직후부터 압박한 與
검찰은 이날 "세월호 특수단 설치는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새로운 의혹이 제기돼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앞서 사회적참사 특조위는 지난달 31일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 중간발표에서 "승객 구조 수색·발견, 후속 조치가 지연되는 등 전반적인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참사 당시 맥박이 있던 단원고 학생 대신 해경 간부가 헬기를 이용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특조위 발표를 빌미로 검찰이 조국 수사의 '균형 맞추기용' 세월호 재수사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당 지도부는 특조위 발표 직후 기다렸다는 듯 검찰에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지난 1일 당 회의에서 "윤석열 총장이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명명백백히, 빈틈없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세월호 참사 재수사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의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환영한다"며 "당시 사건 관련자나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가 검찰에 외압이나 방해를 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특조위 활동 연장이나 특검 도입 검토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사안을 내년 총선 직전까지 끌고 가겠다는 뜻인 셈이다.
◇野 "또 적폐 청산… 황교안 겨냥용"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그간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해양안전심판원 조사, 특조위 조사를 통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거듭 이뤄졌다. 5개 기관을 거친 사안을 검찰이 특수단을 꾸려 6번째 수사에 나선 것이다. 참사 직후 5개월여간 검찰 수사에서만 약 400명이 입건되고 150명 넘게 구속 기소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준석 세월호 선장 등 선원 15명을 전원 구속 기소했고, 검찰의 '적폐 수사' 과정에서는 세월호 참사 책임으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기소됐다. 세월호 사찰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향후 검찰이 세월호 사건을 재수사할 경우 당시 법무장관이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검찰 외압 의혹 등과 관련해 직접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4·16 가족협의회가 지난 2일 '세월호 참사 책임자'로 규정하고 고소·고발하겠다고 예고한 122명 명단에 박근혜 전 대통령, 황 대표 등이 포함됐다.
황 대표는 이날 세월호 특수단 조사와 관련, "지금까지 떳떳하지 못한 일들을 하지 않았다. 부족함이 있어 국민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겠지만 같은 사안에 대해 반복해서 조사한다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조사위 지적 내용 가운데 구체적·합리적 의심이 가는 부분을 따로 떼어내 규명하면 될 일이지 검찰이 '전면 재수사'를 들고나온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