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문고의 여성 문학 컬렉션에 포함된 한국 작가 박완서(위)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아래).

박완서부터 아니 에르노까지 동서양을 아우르는 여성 문학 6권이 민음사 쏜살문고로 출간됐다. 쏜살문고는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문고판 시리즈다. 민음사는 '여성 문학 컬렉션' 1차분으로 6권을 내며 "오늘날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음에도 '여성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은 부족하다"면서 "여섯 권을 시작으로 마땅히 주목하고 기억해야 할 여성 문학의 '멋진 신세계'를 펼쳐보이겠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버지니아 울프,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의 작품으로 여성 문학 컬렉션을 이어갈 계획이다.

컬렉션은 생존 작가 최초로 권위 있는 프랑스 출판사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된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에세이 '사건'에서 출발한다. 에르노는 이 책에서 20대 때 미혼으로 임신하고 겪어야 했던 충격과 사회적 편견, 당시 불법이었던 임신 중절에 이르기까지 고통을 고백한다. 무민 시리즈로 유명한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의 '여름의 책'과 '두 손 가벼운 여행'도 컬렉션에 포함됐다.

한국 여성 문학의 고전이라 불릴 만한 작품들도 같이 묶였다. 박완서의 단편을 묶은 '이별의 김포공항'은 한국전쟁의 비극과 아메리칸드림의 허상, 중산층의 권태와 허세를 날카롭게 포착하며 1960~70년대 억눌린 여성들을 그린다. 강경애의 대표작을 엮은 '소금'은 식민지 시대 조선 여성의 궁핍한 삶을 고발한다. 1930년대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소설 '지하촌'도 함께 실렸다. '지하촌'은 빈민촌을 배경으로 아이를 낳은 다음 날도 쉬지 못하고 일하다가 평생 병에 시달린 어머니와 불구 청년의 삶을 처참하게 묘사한다. 1950년대 전후 여성의 성적 욕망을 거침없이 묘사한 강신재의 '해방촌 가는 길'도 함께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