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구속)씨가 2014년 6월에도 동생인 보나미시스템 정모 상무 명의로 차명(借名) 증권 계좌를 개설한 사실을 검찰이 확인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관련 업계와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씨가 2014년 한국투자증권 증권 계좌를 개설하면서 신청서 이름에 동생인 정 상무 이름을 적어낸 것을 찾아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신청서의 고객 연락처에는 동생이 아닌 정씨 번호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검찰이 신청서 필적 감정도 했는데 정씨 필적으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청서에 찍힌 도장은 정씨나 동생이 아닌 또 다른 가족 것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주거래 증권 계좌를 만들면서 신청자 이름, 연락처 주인, 신청자 도장이 모두 다른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차명 계좌를 만드는 사람들이 쓰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월 정씨가 2차전지 업체 WFM 주식 12만주를 시세보다 2억4000만원가량 싼 6억원에 차명으로 매입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주식거래를 2014년에 만든 차명 증권 계좌를 통해서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WFM 주식 매입과 관련, 최근 정 상무로부터 "누나(정씨)와 함께 지인(知人) 명의로 주식을 산 다음 내 집에 보관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상무가 지난 8월 정씨, 정씨 변호인 등과 모인 회의에서 "누나와 매형(조 전 장관)에게 피해 가지 않게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정씨가 오랜 기간 차명으로 주식 투자를 했고,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이 된 2017년 5월 이후에도 이를 지속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차명 투자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정씨의 일부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씨는 이날 건강 문제를 이유로 검찰 조사를 거부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정씨를 구속한 이후 총 6차례 소환 통보를 했지만 그는 2차례 불출석했다고 한다. 검찰에 출석한 4차례 중 2차례에서는 "몸이 좋지 않다"면서 조사 중단을 요청해 실제 조사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보강 조사가 지연되면서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 일정도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