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5일 방한(訪韓)한다. 지난 6월 취임 후 두 번째 방한이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 철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호르무즈 파병 요구 등 각종 안보 청구서를 들고 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방한은 11월 22일 자정으로 예정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 시한을 2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지난달 26일 도쿄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갖고 "지소미아는 미국, 일본에, 그리고 한국에도 유익하다"며 지소미아 파기 결정 번복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이 내년 이후부터 적용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와 초대형 방사포 발사 등 대북 이슈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스틸웰(가운데) 신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지난 7월 17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정부 당국자들과 만난 뒤 윤순구(오른쪽) 외교부 차관보와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미 국무부 홈페이지 따르면 아시아 순방 일환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일본, 미얀마, 말레이시아, 태국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는 스틸웰 차관보는 오는 5일부터는 한국에 2박 3일간 머무를 예정이다. 국무부는 스틸웰 차관보가 방한 기간 동안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 동맹 강화 방안과,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 일정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지난 7월 방한 때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난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앞서 지난 2일 스틸웰 차관보는 태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윤순구 한국 외교부 차관보와 만나 한·미 관계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 자리에서 윤 차관보가 한·일 간 현안과 관련한 언급을 하며 "대화를 통해 합리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과정에서 미국이 가능한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악화한 한·일 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재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