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70대 노모(老母)와 40대 딸 3명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선 "하늘나라 간다" "힘들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에 경제적 이유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쯤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70대 여성과 40대 여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밀린 수도 요금 문제로 방문한 건물 관리인이 '문이 잠겨 있고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신고했고, 경찰과 소방 당국이 출동했다. 집 안에선 네 모녀가 한 방 안에 숨져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시신의 부패가 심했고, 숨진 지 한 달 가까이 된 것으로 보였다"며 "별다른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방에선 "힘들었다" "하느님 곁으로 간다"는 내용이 담긴 2장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방범카메라를 확인하고 유족들을 조사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했다.

모녀는 총 7가구가 거주하는 3층짜리 다가구 주택 건물의 2층에 3년 가까이 산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전입신고를 해 세대주는 큰딸로 등록돼 있고 어머니와 둘째·셋째 딸이 세대원으로 등록됐다. 2012년 준공된 해당 주택은 방 2개, 거실 1개로 약 57㎡(약 17평) 크기로, 네 모녀는 이 집을 월세로 빌렸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월세는 보증금 2000만원에 70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우편함에는 은행과 카드사, 신용정보회사 등에서 보낸 채무이행통지서가 20통 가까이 쌓여 있었다. 건강보험을 담보로 수백만원을 대출받았다가 이자 납부가 지연되기도 했고, 주민세 6000원도 내지 못했다. 숨진 딸 중 한 명은 자택에 주소를 두고 보석류를 판매하는 온라인 홈쇼핑 업체를 운영했다.

다만 성북구청에 따르면 이 가족들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었고, 공과금을 체납한 기록도 없었다. 노모는 기초연금 25만원과 국민연금 13만원을 매달 받았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딸로 보이는 여성들이 평소 의기소침했고 안색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