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미세 먼지 관리 종합계획'과 '미세 먼지 고농도 시기 대응 특별대책'을 의결함에 따라 다음 달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수도권 운행이 4개월 동안 제한된다. 사업장 미세 먼지 배출량 감독도 12월부터 대폭 강화된다. 이처럼 일반 국민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정책은 빠르게 추진된 반면 정부가 이끌어야 하는 에너지 전환, 중국발 미세 먼지 대책 등은 계획에서 제외하거나 단순히 언급하는 수준에 머물러 "부담을 국민에게 미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농도 미세 먼지 발생 전 선제적으로 국내 배출량 감축
이날 통과된 고농도 시기 특별대책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산업·발전·수송 등 전 분야에서 선제적인 미세 먼지 배출량 감축이 이뤄진다. 특히 5등급 차량(경유차 중 2002년 7월 1일 이전 기준이 적용돼 제작된 차량 등)의 수도권 운행이 4개월 동안 제한되는 점이 특징적이다. 국내 5등급 차량 총 247만대 중 생계형 차량, 저공해 조치 완료 차량 등을 뺀 114만대(전체 차량 4%)가 대상이다.
환경부는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계도 기간을 두고 이 제도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계도 기간이 길지는 않을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체 고농도 대응 기간이 4개월인데 4개월 내내 계도기간을 줄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6개 특별·광역시에서는 모든 공공부문 차량이 2부제를 시행한다. 사업장 미세 먼지를 감시·감독할 인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 시기에는 1000여명의 민관 합동 미세 먼지 점검단도 운영한다.
◇석탄 발전소 운행 중단·폐지한다면서…대책은 "연말 발표"
정부는 또 이 기간 중 석탄 발전소를 최대 27기까지 가동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전체 60기의 석탄 발전소 중 3분의 1가량을 멈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동이 중단되지 않는 석탄 발전소도 4개월 동안 상한 제약을 두는 방안도 검토한다. 종합 계획에는 삼천포, 보령 등의 노후 석탄 발전소 6기 폐지 일정을 2022년 내에서 2021년 내로 앞당긴다는 방침도 담겼다.
그러나 필요한 전력은 어떻게 수급할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말 발표할 겨울철 전력수급대책과 연말에 발표할 9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했다.
종합계획에는 노후 경유차를 2024년까지 80% 이상 퇴출하고, 조기 폐차를 위해 보조금 체계나 경유차 취득세·보유세 체계를 개편해나간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역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논의해 가겠다"고 했다.
◇중국발(發) 미세 먼지 대책 여전히 부족
중국 등 국외에서 들어오는 미세 먼지와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계획을 밝히는 데 그쳤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한·중 미세 먼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정상급 의제화해 중국이 자구 노력을 보다 가속화하도록 유도하겠다"며 "양국 환경부 간에는 12월부터 미세 먼지 예보, 경보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 대기 환경 전문가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국외에서 들어오는 미세 먼지는 우리가 제어하기 어렵다고 보는 쪽으로 굳어진 것 같다"며 "대기 정체, 국외 유입 등 바꾸기 어려운 조건 또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