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없네요".지도자로 친정 KIA 타이거즈에 복귀한 최희섭(40) 타격코치가 포부를 밝혔다.

1일 마무리 훈련이 펼쳐지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최 코치는 "오늘이 5일째이다. 나도 코치가 처음이니 이것저것 배우느라 정신이 없다"며 쑥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 대한 확실한 지도 철학을 밝혔다. 지도자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가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최 코치는 "메이저리그 해설을 하느라 하루에 4경기씩 지켜보고 준비를 하다보니 저절로 야구 공부가 되더라. 올해부터는 현장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4년을 보내면서 나도 준비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고 KIA 유니폼도 그리웠다. 마침 조계현 단장님이 전화를 주셨다. 타이밍이 잘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 나를 왜 불렀는지가 포인트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오셨고 서재응-앤서니 르루 코치가 투수파트를 맡고 있다. 타격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원했던 것 같다. 나도 미국에서 야구를 했고 지도자와 선수 사이의 자세를 잘 알고 있다. 그런 경험이 필요해 나를 택한 것 같다"고 입단 배경을 설명했다.

자신의 철학도 당당하게 밝혔다. 최 코치는 "윌리엄스 감독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고 나도 미국에서 많이 생각했던 부분이다. 타자들이 폼에 대한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경기를 하기 전부터 폼만 생각한다. 이런 점을 고치고 싶다. 팀이 좌타자들이 많고 파워히터는 없는데 공격적인 스윙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훈련에 대한 일관성도 이야기했다. 최코치는 "미국 시절 좋았던 것은 훈련의 일관성이다. 1년 내내 루틴을 갖고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캠프라서 많이 하고 시즌이라고 적게 하면 안된다. 혹은 연습한다고 많이 하고 경기한다고 적게 하는 것도 아니다. 365일 매일 똑같은 훈련 매뉴얼을 소화하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타격 엑스트라 훈련(방과후 과제)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최 코치는 타격 이론에 대해서도 "스윙은 잘 고쳐지는게 아니다. 하체가 중요하다. 발목에 5kg 짜리 모래 주머니를 차고 있다는 느낌으로 하체를 이용해야 한다. 상하체의 밸런스를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자신감 갖고 힘을 내는 티칭을 하고 싶다. 야구가 예민하고 선수들도 예민하다. 선수들에게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선수시절 수 십명의 감독과 많은 코치를 만났다. 한국, 미국, 남미 등 다양한 코치 스타일을 겪었다. 좋았던 부분을 잘 살리겠다. 첫 날 선수들에게 '나는 스리볼 투스트라이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싸움을 할 줄 아는 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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