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2038호 '경주부사선생안'

고려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경주에 부임한 관리들의 명단을 기록한 '경주부사선생안'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31일 '경주부사선생안'를 비롯해 '경상도영주제명기'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 등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제작된 전적류 총 3건을 각각 보물 제2038호, 제2039호, 제2040호로 지정했다.

'경주부사선생안'은 1523년 경주부(慶州府)의 호장(戶長) 김다경이 고려시대인 1361년 작성된 선생안 ‘경주사 수호장 행안(慶州司首戶長行案)’을 바탕으로 편찬한 구안(舊案)과 1741년 이정신 등이 1910년까지 경주부사를 역임한 인물들을 추가로 적은 신안(新案)으로 만든 2종 2책의 선생안이다.


'경주부사선생안' 구안은 고려 시대 선생안 내용이 반영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선생안이다. 신안은 추록을 통해 구안을 보완한 자료라는 면에서 연속성을 지닌 중요한 자료다.

선생안은 조선 시대 중앙과 지방의 각 기관과 관서에서 전임 관원의 이름, 관직명, 생년, 본관을 적은 책이다. 작성 시기를 기준으로, 등재 인물이 현임자의 전임자라는 데서 '선생안'이란 이름이 붙게 됐다. 부임 연도와 업무를 맡은 날짜가 상세히 기록돼 해당 관청 행정, 인사, 인물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선생안은 지역별로 여러 자료가 남아 있다. 이 '경주부사선생안'은 현존하는 선생안 중 제작 시기가 가장 빠르고, 고려 시대부터 1910년까지 내용이 연계돼 역사적 완결성이 있다.
'경상도영주제명기'는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중앙에서 파견돼 경상도로 부임한 관찰사 명단을 수록한 2종 2책의 선생안이다. 국립경주박물관과 상주향교이 1책씩 소장하고 있다.

'경상도영주제명기'는 조선 초기 문신 하연(1376~1453)이 1078년부터 부임한 역대 경상도 관찰사의 명단을 1426년 처음 기록해 제작했다. 이후 몇 차례 추가 기록을 거쳐 완성됐다. 현재 국립경주박물관 소장본은 이때 하연이 만든 '경상도영주제명기'다. 표제는 '당하제명기(棠下題名記)'로 됐다.

국립경주박물관과 상주향교가 소장한 2종의 '경상도영주제명기'는 15세기 첫 제작 후 19세기까지 추가돼 자료의 연속성이 있다는 점, 현존하는 관찰사 선생안 중 시기적으로 가장 이르다는 점, 내용과 형태적으로도 가장 완형에 가깝다는 점에서 역사?학술적 가치가 있다.

'선생안'의 보물 지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선생안이 전국적으로 국공립 기관, 서원, 향교 등에서 150건 넘게 남아 있어 그동안 현황 파악에 한계가 있었으나 이에 대한 학계 연구로 그 가치가 새로 조명되면서 문화재 지정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은 1244년 판각 후 얼마 되지 않아 인출된 불교 경전이다. 본문 글자 끝의 세밀한 획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표지가 아닌 다른 종이에 제목을 써서 붙이는 제첨(題簽 )방식의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으로 볼 때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 사이에 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은 인출상태가 양호하며, 재조본 대장경 중 절첩 형태로 전래된 희귀본이다. 거란본 대장경의 교감을 통해 제작한 해인사 대장경의 완전성과 함께 인출 당시 먹과 종이, 인출본의 유통, 장황 형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서 불교사와 서지학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