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29)과 키움의 특급 마무리 투수 조상우(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을 놓고 불과 사흘 전까지 피 튀는 전쟁을 벌였던 두 사람이 같은 색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인터뷰실에 앉았다. 가슴엔 태극마크가 붙었다. 조상우는 "한국시리즈에서 같은 목표를 놓고 경쟁했다면 이젠 같은 목표를 위해 한 팀으로 뛴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박세혁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좋은 기운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가겠다"고 했다.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대표팀 선수들이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상무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새 유니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양의지, 김현수, 박세혁.

프로야구 시즌이 막을 내린 자리에 국가대표가 뭉쳤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9일 서울 고척돔에서 공식 훈련을 갖고 상무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한국시리즈를 치른 두산(7명), 키움(5명) 선수를 포함해 선수단 엔트리 28명이 모두 모인 첫날이었다. 대표팀은 내달 6일부터 사흘간 고척돔에서 열리는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조별 예선에 나선다. 호주와 캐나다, 쿠바와 경기를 치러 조 2위 안에 들면 일본에서 열리는 수퍼라운드에 진출한다. 한국은 4년 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엔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이날 오후, '탕, 탕' 배팅 소리가 돔구장의 적막을 깼다. 최정(SK)과 박병호(키움), 김현수(LG)와 양의지(NC) 등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둘씩 짝을 지어 배팅 볼에 힘을 실었다. 양의지는 연속해서 세 차례 담장을 넘길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이번 대회 공인구는 올해 국내 리그 공인구보다 반발력이 크다고 전해졌다. 그만큼 장타가 많이 나올 수 있다.

김경문(61) 감독은 직접 글러브를 끼고 공을 토스하며 '완전체' 대표팀의 첫 훈련을 도왔다. 김 감독은 "드디어 선수들이 모두 모여 마음이 든든하다. 본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컨디션 조절을 잘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2일 푸에르토리코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온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감안해 2차 평가전부터 최정예 라인업을 가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