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연례 기술 개발자 회의 '데뷰(DEVIEW) 2019'를 열고 "차세대 기술로 주력해온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의 개발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주로 국내와 일본에서 이뤄지던 로봇·AI 연구를 더 많은 해외 연구 인력과 적극적으로 손잡고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우선 현재 경기도 분당에 세우고 있는 제2 사옥(2021년 완공 예정)을 로봇과 AI 기술이 적용된 세계 첫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로봇 '어라운드'가 건물 각 층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에게 서류를 전달하거나 음식을 배달하는 식이다. 건물 내 매장이나 음식점도 로봇이 운영하는 무인 매장으로 운영할 수 있다. 0.1초 만에 사람을 구별하는 '얼굴 인식'으로 건물을 출입하고, AI가 직원들이 회의에서 하는 말들을 자동으로 기록할 계획이다. AI를 연구하는 사내 조직인 서치앤클로바의 김성훈 리더는 "AI가 회의실 카메라를 통해 직원들의 입모양을 보면서 말을 기록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동시에 말해도 정확하게 말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AI 개발 영토 확장의 첫 단계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AI 연구 벨트' 구축 계획도 공개했다. 주 사업 지역인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동남아시아)을 거쳐 프랑스(유럽)까지를 하나의 연구 네트워크로 묶는다는 것이다. 현지 학계와 스타트업, 연구기관들과도 협력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AI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투자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가 베트남을 동남아 AI 연구 중심으로 삼은 것은 베트남이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은 AI 연구 인력(약 10만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경제 성장으로 동남아시아 중심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프랑스는 네이버의 유럽 AI 연구 거점이다. 네이버는 2017년 6월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미국 제록스의 AI연구소를 인수해 연구개발(R&D)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의 유럽 AI 연구소를 세웠다. 지난해부터 이곳을 통해 2600억원을 투입, 유럽 현지 AI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국경을 초월한 AI 연구 벨트가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에 맞설 새로운 글로벌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말을 빌려 "AI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재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글로벌 AI 연구 벨트 구축은 AI 인재 양성·투자의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이 외에도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 'V라이브'를 통해 8K 초고화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또 로봇과 항공사진을 활용해 초정밀 HD급 지도 데이터를 개발자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