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돌아왔다(Comeback Queen)."

로이터통신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66)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2007~2015년 재임)이 4년 만에 부통령으로 대통령궁에 귀환하는 것을 이렇게 평했다. 크리스티나는 이번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중도 좌파 연합 '모두의전선'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 대통령 부인으로 있다가 대통령에 출마해 당선된 뒤 8년 동안 집권하다 이제는 부통령으로 돌아온 것이다.

크리스티나 부통령 당선자는 아르헨티나에서 성이 아니라 이름인 '크리스티나'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다 남편 고(故) 네스토르 카를로스 키르치네르(2003~2007년 재임) 전 대통령과 만나 1975년 결혼했다. 1976~1983년 지속된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가 종식되자 부부가 함께 정계에 입문해 2003년 남편이 먼저 대통령이 됐고, 2007년 크리스티나가 남편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선거로 뽑힌 아르헨티나 첫 여성 대통령이었다. 2010년 남편이 사망한 후 2011년 연임에 도전해 성공했다.

하지만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해 경제가 파탄이 난 상황에서 치러진 2015년 대선에서는 여당 후보가 우파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마크리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씁쓸하게 퇴장했던 크리스티나는 2017년 상원 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복귀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대통령 연임은 한 차례로 제한되지만 중임에는 제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