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57)씨를 구속하면서 조 전 장관의 소환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조 전 장관의 소환 시기, 방법 등에 대해 검찰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주 내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국 전 법무장관이 지난 24일 부인 정경심씨와의 접견을 위해 아들과 함께 서울구치소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27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24일 정씨를 구속한 이후 두 번째 소환조사다. 검찰은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비리, 증거인멸 등 정씨의 혐의에 대한 보강조사를 진행하면서 조 전 장관도 이를 알거나 개입한 여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가 2018년 1월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사전에 알고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12만주를 시가보다 30% 가량 저렴하게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WFM은 구속기소된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6)씨가 ‘조국펀드’ 운용사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했던 2차 전지 업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정씨가 차명으로 주식을 매입한 당일 청와대 인근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조 전 장관 계좌에서 정씨 계좌로 5000만원이 송금된 정황을 포착해 관련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이 정씨 주식 거래를 알고 이에 민정수석 지위 등이 연관됐다면 고위 공직자의 주식 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 위반은 물론 뇌물수수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정씨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며, 조 전 장관도 WFM 주식거래와 무관하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등 자녀 입시비리, 자택 PC 등에 대한 증거인멸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사모펀드 의혹을 덮은 위조 ‘운용보고서’가 이용되거나 부인 정씨와의 차명폰 통화 정황 등이 불거진 만큼 조 전 장관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3일 오후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씨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 기간이 원칙적으로 10일인 점을 감안하면 검찰은 다음달 2일까지 정씨를 기소하거나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해야 한다. 늦어도 12일 전에는 정씨를 재판에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사가 한 차례로 끝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이번주 소환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배경이다.

조 전 장관이 검찰에 불려올 경우 출석 장면이 공개될지도 주목받는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달 4일 공개소환 전면 폐지를 지시했다. 이에 조 전 장관이 스스로 조사 여부나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검찰이 사전에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소환할 경우 신분이 피의자일지, 조사 결과 구속영장 청구까지 이어질지 여부도 주목받는다. 윤 총장은 지난 17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피고발인 신분"이라고만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부부를 함께 구속하는 전례가 드물다. 구체적인 개입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낮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이 세부사항을 정하기로 한 인권보호수사규칙 제정안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12월부터 시행 예정이어서 이번 수사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웅동학원 채용비리와 허위소송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웅동학원 교사채용 대가로 2억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는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2)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도 이번 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9일 조씨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 보강수사를 이어 온 검찰은 지난 21일 조씨를 추가 소환했다. 검찰은 조씨가 형의 ‘민정수석’ 지위를 팔아 뒷돈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웅동학원 사무국장 재직 당시 소송에서 아무 의견 없이 변론을 포기해 학교법인에 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도 받는다. 조 전 장관 부부가 당시 학원 이사로 재직해 조씨의 학원 자산 빼돌리기를 눈감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씨는 앞서 건강 문제를 이유로 법원 영장심사 기일을 늦추려다 검찰이 강제구인하자 법원 출석을 포기했다. 조씨는 재청구 영장에 대한 법원 심문에는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허리 디스크’를 주장하던 조씨는 현재는 다른 질환으로 수감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