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년 가까이 지속돼 왔던 가톨릭 교회의 '사제 독신제'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생겼다.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에 모인 가톨릭 주교들은 26일(현지 시각) 아마존 일부 지역에 한해 기혼 남성에게도 사제 서품을 주는 안건을 찬성 128표, 반대 41표로 통과시켰다. 최종 결정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리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말까지 이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교황의 승인이 떨어지면 ▲아마존 일대에 거주하며 ▲안정적인 가정을 꾸렸고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는 노년의 기혼 남성일 경우 가톨릭 교회의 사제 서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가 적용되는 곳은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프랑스령 기아나,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의 일부 지역이다. 이 지역의 사제 수가 매우 적어 미사를 제대로 집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제기되면서, 대안으로 일정 자격을 갖춘 기혼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주는 방안이 거론됐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지난 6일부터 3주간 치열한 토론을 거쳐 표결 끝에 이를 통과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 지역에는 가톨릭 신자 8000명당 사제 한 명꼴"이라며 "신자들은 몇 달 동안 사제를 만나지 못할 정도로 사제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CNN은 "기혼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주자는 제안은 이번 회의에서 나온 결론 중 가장 논쟁적인 권고"라고 평가했다. 단 결혼한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주는 것이 허용될 뿐, 독신 사제가 결혼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된다.

사제가 독신으로 지내는 전통은 4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고, 1123년 제1차 라테라노 공의회 때 공식화됐다. 1123년 이전까지는 유부남이 사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중세가 되면서 종교의 세속화가 논란이 되자 성직자들의 결혼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NYT는 "중세에 접어들며 자녀를 둔 기혼 귀족들이 주교와 추기경이 되면서 이들이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할 경우 교회 재산을 잃을 위험이 제기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