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을 직무유기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고발대상에 포함된 검찰 간부가 "검찰 조직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기룡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임은정 부장검사 고발사건 관련 입장’이란 제목의 글에 "당시 실무책임자(대검찰청 감찰1과장)로서 사실관계와 법리를 외면한 근거 없는 주장이 도를 넘고 있다"고 썼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4월 조 부장검사를 포함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전 부산고검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15년 12월 부산지검에 근무하던 A 검사가 민원인이 제출한 고소장을 잃어버린 뒤, 해당 민원인의 다른 고소장을 복사해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감찰이나 징계조치 없이 무마했다는 게 임 부장검사의 주장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부산지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은 모두 기각했다. 이에 대해 임 부장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법률이 검찰 공화국 성벽을 넘어설 수 없는 게 현실이지요. 그러니, 감히 경찰 따위가 어찌 검찰을 압수수색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썼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것이다.
조 부장검사는 "(영장 기각은) 범죄 혐의 소명 여부 및 법리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임 부장검사의 주장은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특히 임 부장검사가 이번 사건을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씨의 사문서위조 사건과 비교한 것을 두고 "정씨의 사문서 위조 사건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 봐도 상급학교 진학 등 사적인 목적을 위해 기존에 없는 것을 위조한 사안이며, A 검사의 위조 건은 기록을 분실하자 동일한 내용의 문서를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법리를 외면하면서까지 특정 개인을 상대로 한 비난을 넘어 검찰 조직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는 임 부장의 저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경찰의 영장 신청을 반려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승대)는 "법리적으로 직무유기 혐의가 성립하지 않음이 명백하다"면서 "고발내용은 ‘중징계 사안임에도 제대로 처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감찰업무가 수행됐음에도 처분 결과의 당부(當不)를 따져 묻는 사안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죄가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일반 사건에 비해 검찰 관련 사건은 수사 진행이 어려운 것은 현장에서 수사하는 경찰들이 모두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