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한달살이' 등 개별 여행 인기에 패키지 여행객 줄어
여행업계, 맞춤형 여행 상품으로 체질 개선 시도
"스카이데일리에서 저가 항공 검색하고, 에어비앤비로 숙박해요."
일본 여행객 축소로 어려움에 처한 국내 여행업계가 패키지 여행객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9월 국내 여행업계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통해 떠난 해외 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30%가량 줄었다. 하나투어의 9월 해외여행객은 전년 대비 27.4% 감소했고, 이중 일본 여행 수요가 75.4% 줄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도 해외여행객과 일본 여행객이 각각 31%, 90.8% 줄었다.
이 시기는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 여행 감소로 인해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때였다. 하지만 불매운동 이전인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나투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4.1% 감소한 36억원, 모두투어는 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3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부상으로 여행과 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이유는 뭘까.
여행업계는 패키지 여행객 수요 감소를 큰 원인으로 꼽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항공 이용객은 6156만 명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이 기간 여행사를 통해 해외로 간 관광객은 95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이중 패키지 여행객은 10%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투어의 올해 9월 패키지 여행객은 전년 대비 28.5% 감소했다. 8월과 7월에도 각각 30.6%, 14.4% 줄었다. 모두투어도 여행 성수기인 8월 패키지 여행객이 전년 대비 12.5% 떨어졌다.
패키지 여행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는 여행 트렌드가 변했기 때문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온라인여행 플랫폼(OTA, Online Travel Agencies)으로 항공권과 숙박권을 최저가로 구매하고, 구글 지도와 통역기를 이용해 현지 맛집을 순례한다. 또 단순히 명소를 찾는 게 아니라 현지 생활을 체험하는 걸 선호하면서 근거리 주말여행, 한달살이, 호캉스, 액티비티 여행 등이 부상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0년 트렌드 코리아’에서 "경험 최적화 현상이 여행 시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라며 "소비자들의 만족은 어디에 갔느냐보다 현지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여가와 휴식도 테마를 잡고, 다채롭게 즐기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 9월 영국에서는 178년 된 여행사 토마스쿡이 파산했다. 세계 최초의 여행사이자, 항공사와 여행사, 호텔, 금융업 등을 운영했던 토마스쿡은 여행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패키지여행 사업에 집중한 나머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여행사들은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개발에 나섰다. 모두투어는 식도락·취미·교양 등의 주제로 한 ‘컨셉 투어’에 주력한다. 마라톤 대회 참가가 포함된 방콕 여행과 카페 블루보틀 1호점 방문이 포함된 미국 미식 여행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투어는 내년 상반기에는 상품의 내용을 소비자가 직접 구성할 수 있는 다이내믹 패키지를 출시한다. ##노랑풍선##도 내년 상반기 중 여행 예약 서비스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온라인 여행 플랫폼이 성장하는 중에도 여행사들은 호텔, 면세점 등 패키지여행 기반의 사업 확장에 주력해 위기에 직면했다"며 "지금이라도 변화된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