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줄을 잇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에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의원들이 되레 의사를 번복하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당은 다음 주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황교안 대표 체제 '1호 영입 인재'를 발표하는 등 '총선 모드'로 본격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인적 쇄신이 없는데 총선 준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당 김무성·윤상직·정종섭·유민봉·김정훈·조훈현 의원 등 6명은 작년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24일 본지 확인 결과 이 중 3명은 출마에 무게를 두고 지역구 활동을 하고 있었다. 당시 김무성(6선·부산중영도) 의원이 가장 먼저 불출마를 선언했고, 윤상직(초선·부산 기장) 의원은 "김 의원과 뜻을 같이하겠다"고 했다. 김정훈(4선·부산남갑) 의원은 "용단을 내리겠다", 정종섭(초선·대구 동갑) 의원은 "한국당 의원 전원이 다 불출마하는 게 우리 당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훈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고 했고, 윤 의원은 "지역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구에선 이들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 의원은 "당시 불출마 선언을 한 게 아니고, 당 쇄신 차원에서 한 얘기였는데 당에 변화가 전혀 없었다"며 "나는 총선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무성 의원은 "총선 출마 생각이 없고 보수 통합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김 의원의 수도권 차출론이 나온다. 비례대표인 유민봉·조훈현 의원은 불출마 입장이 확고하다.

당내에선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영남 다선(多選)부터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총선 승리는 힘들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직 황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인적 쇄신에 소극적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기 국회가 진행 중인 데다, 총선도 6개월 남은 상황"이라며 "인적 쇄신론을 꺼내기엔 좀 이르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 신인이나 외부 인재들은 한국당 입당을 꺼리는 상황이다. 최근 일부 인사들이 황 대표로부터 직접 입당 제안을 받기도 했으나, 상당수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권 인사는 "공천 기준도 없고, 당내 인적 쇄신 분위기도 흐지부지한 한국당에서 총선 희망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