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하철,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 차량의 초미세 먼지(PM2.5) 측정을 연 1회 의무화하는 등 실내 공기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측정 의무가 연 1회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사업자가 측정 시기를 마음대로 정하게 돼 있어 제대로 실내 공기질 관리가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는 24일 '실내 공기질 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25일부터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4월 상위법인 실내 공기질 관리법이 개정됨에 따라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규정한 하위 법령이다.

개정안은 먼저 미세 먼지(PM10) 농도를 기준으로 하던 현행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을 초미세 먼지 기준으로 바꿨다. 대중교통 차량,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에는 앞으로 1㎥당 50㎍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를 유지할 것이 권고된다. 대중교통의 공기질 측정은 권고 사항에서 의무 사항으로 바뀌었다. 측정 주기는 2년간 1회에서 연 1회로 강화됐다.

그러나 개정안은 운송사업자의 공기질 측정 부담이 과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운행 차량 중 20%만 표본 조사를 의무화했다. 측정 시기와 방식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사업자가 실외 미세 먼지 농도가 낮은 날, 환기를 시킨 후에 측정 업체를 불러 실내 공기질 측정치를 만들 수 있는 셈이어서 개선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는 자주 정차해 환기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다중이용시설 중 현행법에는 실내 공기질 관리 대상이 아니었던 어린이 놀이시설(키즈카페 등)에도 유치원과 어린이집과 같이 연면적이 430㎡ 이상일 경우 관리 대상이 된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대중교통차량과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 오염도 검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환경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건강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노인요양시설, 산후조리원, 의료기관 등에 대해서는 "일반 다중이용시설보다 더욱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내용 외에 구체적인 관리 강화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공기 유출입이 쉽지 않아 지상보다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지하역사에 대해선 초미세 먼지 측정기를 의무 설치토록 했다. 실제적인 지하 미세먼지 감축에 필요한 집진 설비 설치 등을 의무화하지 않고 예산을 배정해 설치를 늘려가기로 했다.

한 대기환경 전문가는 "지하 역사 관리를 위해서는 미세 먼지 측정기보다 공기 정화 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