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문화유산, 좋은 관광 자원을 가졌다고 해서 사람들이 찾는 관광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하이킹의 성지(聖地)' 산티아고 순례길 등 천혜의 관광 자원을 가진 스페인이지만, 이사벨 올리베르(56·사진) 스페인 산업관광부 관광 담당 장관은 연간 8200만 명이 방문하는 세계 2위의 관광 대국이 된 비결로 '민관이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관광 전략'을 꼽았다. "몇십 년이 지나도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선 관광객과 지역 주민, 관광 산업 종사자가 상생하는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지난 22일 서울에서 만난 올리베르 장관은 "최근 스페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며 "그 이유를 알기 위해 한국인이 어떤 생활 양식과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지 보려고 한국에 왔다"고 했다.

스페인 관광청에 따르면 작년 약 50만명의 한국인이 스페인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했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은 관광객의 13%가 한국인이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올리베르 장관은 "스페인이 아름다운 자연과 찬란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지만, 단순히 그 이유만은 아닐 것"이라며 "정확한 이유를 분석하고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현재 스페인 정부의 주요 관심사"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관광 대국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큰 나라"라고 했다. 한국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주관하는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관광경쟁력 16위를 기록했다. 세계 3대 관광 박람회 중 하나로 꼽히는 스페인 '피투르(FITUR)' 박람회의 내년 주빈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채로운 음식 문화,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의 결합이 한국의 매력이죠. 그런 점에서 제주도와 용인 민속촌을 꼭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올리베르 장관은 한국이 관광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관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속가능한 관광은 관광 산업의 경제적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지역 주민과 산업 종사자의 복지, 환경 보호를 함께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정책이다. 올리베르 장관은 "말은 거창하지만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호텔에서 플라스틱 대신 유리잔을 쓰고 친환경 에너지를 도입하는 작은 조치부터 시작하면 돼요. 아무리 매력적인 관광지도 환경이 오염되고 지역 사회가 죽으면 찾는 사람이 없는 '죽은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