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국은 장관직 사표가 지난 14일에 수리되고 20분 후에 서울대에 복직을 신청해서 서울대 봉급일인 17일에 15일부터 말일에 해당하는 급여로 480여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18일에는 법무부에서도 600여만원이나 보수를 받았다는데 그건 논외로 하고 서울대 봉급만 보자면,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을 하는 사이에도 강의 한 번 안 하고 한 달 봉급과 추석 보너스를 챙겼고, 현 2학기는 이미 학과목 개설 기간이 지나서 강의를 안 하지만 내년 2월 말까지 봉급으로 4000만원가량 더 받게 된다고 한다.

사실 평범한 국민에게는 조국 일가가 무슨 펀드인지에 투자해서 수백억 벌었다는 말보다 팩스 한 장으로 봉급을 수백만원 챙겼다는 말이 더 살 떨릴 것 같다. 현재 대학의 시간강사료는 시간당 5만원이면 높은 편으로, 시간강사는 주 10시간 강의를 맡아야 한 달에 200만원을 벌까 말까 하는데, 조국의 불로소득은 학생 등록금 절도 행위이며 모든 근로자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

1981년 중동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황종원씨는 최명희라는 작가의 '혼불'이 D일보의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어서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숨을 쉴 수 없었다고 한다. "같은 무렵 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침 6시부터 밤 1시까지 코피 터지고 때로는 몸져누우며 일해도 1년 동안 1000만원을 모을 수 없었다. 우리는 생명을 사막에 묻을 각오로 일했다. 사람들은 공사장 모래 더미에 묻혔고, 중장비가 쓰러지면서 깔려 죽기도 했다. 사막은 너무 덥고 겨울의 밤은 혹독히 차가웠다. … 그런데 겨우 책 한 권 써서 2000만원을 받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황당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 책을 사놓고도 선뜻 읽지 못하다가 마침내 읽었을 때 작가 최명희에게 글쓰기는 내가 사막에서 일했듯, 생명을 거는 일이었음을 깨닫고 작가에게 죄스럽게 느꼈다"고도 했다.(황종원의 '혼불 독후감'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 같은 선진국이 된 데에는 얼마나 많은 국민의 '뼈품'이 들어갔는가? 그런데 이 정부는 이렇게 온 국민이 뼈품으로 일으킨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려 국민이 뼈품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나라로 만들고 온갖 기생충이 일하는 국민의 등골을 빼먹게 하고 있다.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칼라일은 당시 무위도식하던 영국 상류층을 격렬히 비난하며 "인간은 일을 통해서 자기 존재를 완성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국민의 일자리 먹어 없애는 하마인 문재인 정권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