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가 5개월간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은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검은색 옷의 수출을 단속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현지 시각) 전했다. ‘시위 상장’으로 여겨질 수 있는 물품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홍콩 시위대는 검은색 옷을 입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택배회사 ‘SF익스프레스’의 한 직원은 "다른 색 옷은 괜찮지만 검은색 옷을 홍콩으로 배송하는 건 금지됐다"며 "홍콩으로 보내는 물품은 철저히 검사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걸리는 시간보다 이틀 정도 더 걸린다"고 SCMP에 전했다.

홍콩 정부가 5일 0시부터 복면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지난 4일 마스크를 한 홍콩의 시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의 택배회사 ‘PHXBUY’가 지난 7월 고객에게 보낸 통지에 따르면 중국 세관당국은 택배회사들이 검은색 티셔츠를 비롯해 노란 헬멧·노란 우산·장갑·마스크·깃발·깃대 등을 홍콩으로 배송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달 광둥성 택배회사 ‘익스프레스’도 손목밴드·안전조끼·스피커·앰프·드론(무인기)·고글·쇠사슬·쌍안경·무전기 등도 배송 금지 물품이라고 통지문에 밝혔다. 이 물건들은 모두 홍콩 시위대가 시위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품들이다.

SCMP는 중국 당국이 홍콩으로 보내지는 우편물이나 택배를 단속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홍콩 시위대는 검은색 티셔츠를 비롯한 시위 물품 물량을 중국 본토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6월부터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로 촉발된 홍콩 민주화 시위는 중국 당국이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하는 홍콩 시민은 검은색 옷과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로 나오면서 검은색은 홍콩 시위의 상징 색처럼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