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5세 소녀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뒤 익사한 채 발견돼 논란이 커진 가운데, 소녀의 어머니가 사고 한 달여 만인 17일(이하 현지 시각) "딸은 자살 것이 맞다"며 억측을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22일, 홍콩 바닷가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15세 소녀 천옌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천옌린(陳彦霖·15)은 홍콩 바닷가에서 옷이 모두 벗겨진 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됐다. 이후 천씨가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지며, 홍콩 현지에서는 "경찰이 여성 시위자를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폭행해 살해한 후 시신을 버렸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천씨의 어머니 호모씨는 "나는 딸이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호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딸에 관한 모든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볼 수 있었다"며 "더이상 딸의 죽음과 관련한 추측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호씨는 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근거로 최근 정신 질환 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딸이 생전에 어떤 남자 목소리가 들려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정신질환을 앓아왔다"며 "이 때문에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그는 "딸이 시위 초기인 지난 6월 전단을 돌리는 등 시위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7월부터는 시위의 성격이 변했다면서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씨는 "나는 딸을 평온하게 쉬게 해주고 싶다"며 밤늦게까지 전화를 거는 등 천씨의 죽음과 관련해 더이상 가족들을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