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주요 상수원이 무단 투기된 폐유에 오염돼 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하노이 남서쪽 상수도를 관리하는 ‘송다 상수도 주식회사’가 "수돗물의 수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식수로 사용하기에 안전하다"고 발표한지 하루 만에 하노이시 당국이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를 내렸다고 전했다.

당국은 하노이 수돗물에 대한 초기 검사 결과 발암 물질인 스티렌 농도가 평소의 1.3∼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다가 생산·공급하는 수돗물을 세탁이나 목욕용으로는 사용해도 되지만, 식수나 요리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하노이 황다오투이 지역 주민들이 식수를 공급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대상 지역은 하노이 남서쪽 지역 대부분으로, 이곳에는 한국 교민도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경고가 내려진 후 지역 주민들이 생수 사재기에 나서면서 대다수 마트의 생수가 동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앞서 지난 10일부터 남뜨리엠군, 타인쑤언, 꺼우저이, 하동, 호앙마이 등지에서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수십 만 명의 신고가 빗발쳤다.

이에 송다는 자체 수질 검사에 나섰고,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수로에서 폐유를 발견해 이를 제거 처리했으며 수돗물에는 독성 물질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염 물질 제거 작업에 참여한 인부 중 한 명은 물이 심각하게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송다는 이날 자체 물탱크와 수도관 청소를 마칠 때까지 수돗물 공급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노이시 당국의 조사 결과 지난 8일 하노이 북서쪽 호아빈성에서 2.5톤 트럭 한 대가 폐유를 하천에 몰래 버리는 장면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하천은 송다의 상수원인 다강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폐유를 무단 투기한 트럭 기사와 관련 기업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