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14일 밤 9시쯤, 그의 아내 정경심씨가 박노해 시인이 쓴 '동그란 길로 간다'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이니 담대하라'는 내용의 시였다. 정씨는 시를 인용하기에 앞서 "그대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라고 적었다. 시의 끝에는 "감사했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러자 지지자들이 "죄송하고 수고하셨습니다" "힘들 텐데 의연한 모습 보여주셔서 눈물이 납니다" 등의 댓글 수백개를 올렸다. 정씨 페이스북에는 정씨가 '친구'로 설정한 이들만 댓글을 쓸 수 있다.

바깥 여론은 달랐다. 정씨의 페이스북 글 게재를 다룬 포털 사이트 기사에는 "아프다며 또 페이스북? 꾀병 맞네" "아파서 조사 못 받으셨다면서요. 제발 자중해주세요" 등의 댓글이 주로 달렸다. 정씨는 이날 검찰청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던 중 조 전 장관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한 뒤 검찰청에서 빠져나와,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달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에도 "충격으로 쓰러졌다"고 했지만, 해당 시점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바 있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이날도 온라인에서는 조 전 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정부에서 물러나던 여러 고위 공직자를 조롱했던 글들이 다시 화제가 됐다.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MLB파크'에는 '잘 가라, 신(新)조국'이란 제목의 게시물〈사진〉이 올라왔다. '일말의 연민이나 동정심도 사라지게 만드는 퇴장이다'라고 적힌 트위터 캡처였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3월 12일 탄핵으로 청와대에서 자택으로 돌아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적었다. 최근 네티즌들은 과거 타인을 비판하던 트위터상 조 전 장관을 '구(舊)조국'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지금의 실제 조 전 장관을 '신조국'으로 부르면서, '구조국이 신조국을 꾸짖는다'는 내용의 패러디물을 양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