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과 정적(政敵)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내용의 패러디 영상〈사진〉이 상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과 야당 등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지지자들의 성향도 극단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3일간 트럼프 소유의 플로리다 '도럴 마이애미 리조트'에서 열린 트럼프 지지자들 행사에서 지지자들은 영화 '킹스맨: 시크릿에이전트'를 편집한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킹스맨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많아 2015년 국내에서 '청소년 관람불가'로 개봉된 작품이다. 해당 영상은 영화 주인공 얼굴에 트럼프의 사진을 덧대고, 악당들의 머리에는 CNN,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유력 언론의 로고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정적들의 얼굴 사진을 덧댔다. 그리고 '트럼프'가 이들을 칼로 찌르고, 총으로 쏘고, 얼굴에 말뚝을 박아 죽이는 장면들을 담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세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등이 연사로 나섰고, 지지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사실은 참석자 중 한 명이 영상을 NYT에 제보해 알려지게 됐다.

행사 주최 측은 "영상이 상영된 것은 맞는다"라면서도 "제3자에게 받은 것이고 일부 지지자가 별도의 방에서 비공식적으로 시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사로 나섰던 트럼프 주니어와 세라 샌더스는 "영상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