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 야경

하늘에 파란 물감이 뿌려지는 천고마비의 계절엔 멀리 떠나지 않아도 어딘든 명소가 된다. 서울 도심에서는 어둠이 내리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야경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12일 가을을 맞아 신선한 바람과 함께 하기 좋은 서울야경 명소들을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축구장 70개 규모의 부지에 보타닉공원인 서울식물원이 들어섰다. 보타닉공원은 일상 속에서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원과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공원형 식물원이다.

서울식물원은 차분하게 야경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이다. 호수 주변으로 난 산책길을 따라 푸른색 조명이 밝혀져 있어 따뜻한 분위기가 난다. 고요하고 아늑한 풍경에 가만히 걷기만 해도 힐링 되는 기분이 든다. 길은 호수원과 습지원을 지나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데크까지 이어진다.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걸어도 1시간에서 1시간30분 남짓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디큐브시티는 오피스, 아파트, 백화점, 아트센터, 호텔 등으로 구성된 주상복합건물이다. 디큐브시티의 높이는 190m다. 구로구 일대에서 가장 높다. 고층은 대부분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로 운영되고 있다. 특이하게도 호텔의 최고층인 41층이 로비로 사용되고 있다.
로비에 들어서면 신도림과 구로뿐만 아니라 여의도 일대의 풍경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도심 속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숨겨진 장소로 입소문을 탔다.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면서 노을과 야경을 즐기고 싶다면 호텔 라운지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불광천 수변공원도 빼놓을 수 있다. 불광천 야경 산책 코스로 증산역부터 개천을 따라 응암역까지 걸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불광천 주변에는 높은 빌딩이 많지 않아 화려한 도심의 야경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북한산 자락 아래로 포근하게 안긴 도심의 불빛을 마주할 수 있다.

동대문의 쇼핑센터들을 뒤로하고 흥인지문을 지나 도로를 건너면 동대문 성곽공원이 나타난다. 현재 성곽공원에는 수크령이 피어나 동산을 가득 메우고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따사로운 가을볕이 수크령을 비추면 하얗게 반짝이며 흔들린다.

흥인지문을 붉게 밝히는 조명이 들어오면 도로를 바삐 움직이는 자동차들도 하나둘씩 라이트를 켠다. 도로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동대문의 쇼핑센터에도 밤을 밝히는 환한 불빛이 들어온다. 과거를 기억하는 문화유산과 현대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쇼핑센터가 공존하는 동대문 일대의 야경은 우리나라의 유구한 역사와 눈부신 발전을 한 눈에 소개 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성곽공원에서 내려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향한다. 옛 동대문 운동장 터에 들어선 건물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를 맡아 주목받았다. 건물 전체가 은빛 알루미늄 패널로 덮여 있고 곡선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UFO를 연상시킨다. 밤이 되면 알루미늄 패널에 불빛이 들어와 우주선이 밤하늘을 비행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남산공원은 서울이 한눈에 보이는 대표야경소다. 해 질 무렵이 되면 야경을 보기 위해 순환로를 따라 전망대로 향한다. 순환로 곳곳에 포토 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꼭 타워가 있는 정상에 가지 않더라도 야경을 즐기기엔 충분하다.

N서울타워와 도심이 함께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려면 '남산 서울타워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가 올라간 길을 따라 역으로 내려오면 나타나는 포토 아일랜드가 가장 좋다.

해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넘어가면 가장 먼저 N서울타워에 환한 불빛이 들어오고 발아래 펼쳐진 서울 시내에서도 하나둘 작은 불빛이 켜지기 시작한다. 남산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서울을 둘러싼 산과 한복판을 흐르는 강이 도시의 화려한 불빛과 어우러져 더욱 근사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