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15일 발효될 예정이던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다. 중국은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동의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의 부분적인 합의에 도달하면서 고조되던 양국간 긴장감도 일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1일(현지시각) AP와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중국이 워싱턴DC에서 이틀간 진행한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를 발표하며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이틀간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이 예고한 관세 인상을 앞둔 가운데 진행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달 15일부터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오는 12월 15일부터는 1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틀간 협상 끝에 미국은 일단 15일로 예정됐던 관세율 인상 방침을 보류했다. 중국은 대신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이틀간 생산적인 논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미·중 양측이 일단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지만 무역 분쟁이 완전히 끝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 지정한 조치나 중국이 자국 시장에 진출하는 대가로 외국 기업에 대해 거래 기밀을 넘기도록 강요한 조치 등에 대해서는 추후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므누신 장관도 "할 일이 더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