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레인키(36·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09년 미 프로야구(MLB)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리그 최고 우완 투수 중 하나다. MLB 통산 205승(123패)을 올린 그의 최고 무기는 정교한 제구. 좀처럼 실투가 없는 그를 상대로 최지만(28·탬파베이 레이스)이 대포를 쏘아 올렸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이 개인 첫 포스트 시즌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는 리그 최고 선발투수 중 하나인 잭 그레인키다. 최지만(오른쪽)이 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3회 솔로포를 터뜨리고 홈으로 들어오며 팀 동료 브랜든 로우(왼쪽)와 기쁨을 나누는 장면.

최지만은 8일(이하 한국 시각) 애스트로스와 벌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3차전 홈경기(플로리다주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3―1로 앞선 3회, 그레인키의 5구째 141㎞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포스트 시즌 11타석, 9타수 만에 그가 터뜨린 첫 안타이자 홈런이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레이스는 최지만의 홈런을 포함해 대포 4개를 앞세워 애스트로스를 10대3으로 물리쳤다.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던 레이스는 1, 2차전 패배 후 3차전 승리로 희망을 되살렸다.

가을 달구는 '우완 킬러'

최지만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에 이어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에서 홈런을 터뜨린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던 2013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2015년 ALDS에서 각각 담장을 넘겼다.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최지만은 여러 팀을 전전하다 올해 레이스에서 127경기(487타석)에 출전해 타율 0.261, 19홈런으로 활약하며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좌타자 최지만은 특히 우투수에게 강하다. 올해 좌투수 상대 타율이 0.210(2홈런)으로 약했던 반면, 우투수에겐 타율 0.274(17홈런)로 강했다. 그는 이날 전까지 포스트 시즌 3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 2볼넷에 그쳤다. 이날 첫 타석에서 내야땅볼 아웃됐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 그레인키로부터 홈런을 빼앗았다. 그는 이후 세 타석에선 볼넷 1개, 삼진 아웃 2개를 기록했다.

또 다른 ALDS 3차전에선 뉴욕 양키스가 미네소타 트윈스를 5대1로 꺾으며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챔피언십 시리즈에 선착했다. 올해 정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307개)을 세운 트윈스는 MLB 포스트시즌 최다 기록인 16연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트윈스는 2004년 양키스와의 ALDS 1차전 2대0 승리 후 올해까지 16번 내리 졌다. 그중 13패를 안긴 상대가 바로 양키스다.

내셔널리그는 최종 5차전으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선 워싱턴 내셔널스가 선발 투수 맥스 셔저의 호투를 앞세워 LA다저스를 6대1로 눌렀다. 내셔널스 선발투수 셔저는 7회까지 공 109개를 던지며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두 팀의 최종 5차전은 10일(9시 37분) 열린다. 다저스는 1차전 선발 워커 뷸러, 내셔널스는 2차전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각각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벼랑 끝 승부를 앞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클레이튼 커쇼와 켄리 잰슨, 조 켈리는 물론 류현진도 불펜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포스트 시즌 8차례 등판 경기 모두 선발로만 나섰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통산 126경기 등판 중 불펜투수로 나선 건 한 차례뿐이다.

다른 NLDS 4차전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연장 10회 야디어 몰리나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5대4로 꺾고 승부를 2승2패 원점으로 돌렸다. 두 팀 최종전은 10일 오전 6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