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키움은 연장 10회 말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엔 포수 주효상이 섰다. 풀카운트에서 LG 투수 진해수가 2루 견제구를 던졌다. 그런데 사인이 맞지 않았는지 2루수와 유격수 누구도 베이스 커버를 하지 않았다. 견제구가 외야로 흐른 틈을 타 2루 주자 김하성이 재빠르게 3루에 안착했다.

다시 투수와 타자의 대결이 펼쳐졌다. 방망이를 굳게 잡은 주효상이 진해수의 7구째를 받아쳤다. 2루수 윤진호가 몸을 날려 공을 잡아 홈으로 뿌렸지만, 이미 김하성은 홈플레이트를 밟은 후였다. 포스트 시즌 사상 첫 번째 끝내기 땅볼로 4시간 6분의 긴 승부가 끝나자 키움 선수단은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물을 뿌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 트윈스를 10회 연장 끝에 5대4로 이긴 뒤 환호하고 있다.

키움이 7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대4로 이겼다. 지난 6일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 말 박병호의 끝내기 솔로포로 이긴 데 이어 2경기 연속 끝내기로 웃었다. 2013년 넥센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1~3차전이 모두 끝내기로 마무리된 이후 역대 두 번째 포스트시즌 연속 경기 끝내기였다.

키움은 이날 LG 좌완 선발 차우찬의 호투에 막혀 7회까지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반면 LG는 7회까지 4점을 뽑았다.

키움의 역전극은 4번 타자 박병호가 쓰기 시작했다. 그는 8회 말 LG의 바뀐 투수 김대현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비거리 125m)을 폭발시켰다. 전날 끝내기 홈런과 거의 같은 지점에 떨어지는 큰 타구였다. 이 한 방으로 3―4까지 따라붙은 키움은 9회 동점을 만들었다. 1차전에 공 하나로 패전 책임을 떠안은 LG 마무리 고우석을 또 울렸다. 키움 서건창은 2사 3루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 3루 주자 송성문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키움은 연장 10회 초 조상우의 무실점 호투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후 결국 10회 말 공격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준플레이오프 2차전 MVP에 선정된 서건창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단이 합심해 좋은 결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이날 10이닝 동안 총 9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상대 공격 흐름을 끊었다. 투수 9명 출장은 포스트 시즌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이다. 장 감독은 "중간 계투진이 너무 잘해줘서 타선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며 "마음 같아선 3차전에 끝내고 싶다"고 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10회 말 견제 사인 미스에 대해 "꼭 지려고 하면 그런 플레이가 나온다"며 "2패를 했으니 (홈인) 잠실에선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3차전은 9일 오후 2시 LG의 홈 잠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