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월리스(왼쪽), 스티븐 밀러

아군(我軍)의 공격이 더 뼈아픈 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까지 불러온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우군 매체인 폭스뉴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폭스의 일요일 아침 뉴스 프로그램인 '폭스뉴스 선데이'는 29일(현지 시각)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뿐만 아니라 추가로 2명의 트럼프 개인 변호사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부자(父子)의 의혹과 관련한 뒷조사에 개입했다는 백악관 고위 관리의 증언을 단독 보도했다.

폭스뉴스 선데이 앵커 크리스 월리스는 이 보도가 나간 후 이어진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과 인터뷰에서 "왜 트럼프는 개인 변호사를 이용한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밀러가 "중요한 건 바이든 일가가 부패한 거래를 했다는 것"이라며 말을 돌리자, 월리스는 말을 끊고 "구체적인 질문을 했으니, 구체적인 답을 바란다"고 몰아세웠다. 밀러는 "바이든 아들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월리스는 또 말허리를 끊고 "내 질문에 답변하는 게 어때?"라고 쏘아붙였다. 밀러가 "나도 내 답변이 있다"면서 바이든 아들의 얘기를 하자 월리스는 "차라리 모른다고 하면 이해하겠다. 당신은 지금 대답을 안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버렸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것으로 알려진 토크쇼 '폭스앤드프렌즈'에선 진행자 마크 레빈과 폭스뉴스 기자 애드 핸리가 방송 중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핸리가 "바이든 아들을 개인적으로 조사하는 게 옳은가"라고 묻자, 레빈은 "망할 너희 언론이 할 일을 제대로 했으면 대통령이 나설 필요도 없었던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은 10분여간 서로 말을 끊어가며 싸웠고 이 모습이 방송에 여과 없이 중계됐다.

트럼프는 이날 핸리와 월리스를 비판하는 자신의 지지자 트윗 16개를 재전송했다. 자신을 옹호해준 마크 레빈을 향해서는 "훌륭했어 마크"라며 칭찬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