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발생한 '우산혁명(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시위)' 5주년을 맞아 28일 홍콩 도심에서 수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일부 참가자는 홍콩 정부 청사를 향해 화염병과 돌을 던졌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된 뒤 17주째 주말 시위가 계속됐다. 중국 국경절인 내달 1일에도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홍콩 시민 수만명은 28일 홍콩 타마르 공원에 모여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했다. 집회를 추진한 홍콩 야권 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은 "20만~3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위자는 '우리가 돌아왔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28일 홍콩 도심 애드미럴티 지역에서 시민들이 바닥에 붙어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밟으면서 걸어가고 있다. ‘우산혁명(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시위)’ 5주년을 맞아 28일 홍콩 애드미럴티에 있는 타마르 공원에서는 시민 수만명이 참가하는 집회가 열려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집회에서 일부 시민은 시 주석의 사진을 바닥에 붙여 놓고 밟았다.

2014년 중국이 행정장관 간선제 등 홍콩 선거제도를 확정하자 홍콩 시민들은 그해 9월 28일부터 79일간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최루탄을 막기 위해 우산을 펴자 서방 언론은 '우산혁명'이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고 "홍콩 경제가 망가진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당시 시위는 '빈손'으로 끝났다. 그러다 올 6월 시작된 범죄인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계기로 또다시 직선제 요구가 터져나왔다.

28일 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2014년) 직선제를 위해 싸웠지만 솔직히 실패했다"며 "하지만 홍콩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 시위를 이끈 조슈아 웡은 이날 집회에서 "우리는 더 강해져 돌아왔다"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서 일부 시민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땅에 붙여 놓고 밟았다. 밤이 되자 일부 시위대는 홍콩 정부 청사를 향해 화염병과 돌을 던졌고 경찰도 최루탄과 물대포로 맞섰다. 29일에도 홍콩 도심 도로와 쇼핑몰 등에서 시위가 열려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홍콩 언론은 5년 전보다 시위와 진압 모두 과격해졌다고 평가했다. SCMP는 "2014년 시위에서는 볼 수 없던 화염병이 이제는 과격 시위대의 기본 무기가 됐다"며 "시위가 열린 17주 가운데 경찰이 최루탄을 쓰지 않은 것은 1주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