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한 것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질문에 딸 조씨 황당 답변
법조계 관계자 "자기 가족만 아는 인턴이 정상적인 인턴인가"
인턴 증명 함께 발급된 이들 "제대로 인턴 한 적 없다" 진술

조국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연구실.

조국 법무장관 딸 조모(28)씨가 자신을 둘러싼 ‘허위 인턴’ 의혹에 대해 "서울대 인턴십은 집에서 재택으로, 동양대 인턴십은 어머니(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구실에서 하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법조계와 조씨 측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6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조사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는 데 왜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느냐"는 검사 물음에 이같이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확보한 조 장관 가족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증명서 3장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 딸과 그를 논문 1저자로 등재해 준 장영표(61)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 조 장관의 대학 동기인 박모(55) 변호사의 아들 등의 명의로 돼 있었다. 검찰은 이 증명서들이 모두 위조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장 교수 아들은 검찰 조사에서 "조 장관 딸이 인턴 활동 증명서를 학교(한영외고)에 대신 내준 것 같다"고 진술했고, 박 변호사 아들은 "국제 학술회의에 한 번 참석한 게 전부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센터장을 맡았던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 등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들 조사에서도 조 장관 딸을 봤다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또 조씨가 고3때 서울대 인턴을 했다는 2009년 5월 초는 미국대학 과목 선이수제(AP) 시험 기간과 겹친다. 조씨는 고려대학교 입학 당시 AP 점수를 영어성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씨 조사 때 이같은 질문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 4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저희 아이가 학교(동양대)에 가서 실제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영어로 가르쳤다"며 "그에 대해 표창장 받은 것은 사실이고, 확인하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조씨가 받았다는 동양대 표창장에는 ‘동양대 인문학영재프로그램에 튜터로 참여하여 자료준비 및 에세이 첨삭지도 등 학생지도에 성실히 임하였다’고 적혀 있다.

지난 6일 열린 조국 법무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조 장관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고 있다.

조 장관은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지난 23일에도 기자들에게 "저희 아이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고, 센터로부터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세상에 그런 인턴이 어디 있느냐"면서 "자기 집과 어머니 연구실에서 남들 모르게 가족들만 아는 인턴 활동을 했다는데 정상적인 인턴이라고 볼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초 조 장관 아내 정씨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조 장관 자녀들이 입시에 활용한 다른 이력들도 허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서울시 평생교육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서울시 청소년참여위원회 활동 내역 관련 자료를 확보했는데, 이는 조 장관 아들이 총 19차례 회의 중 4차례만 참석하고도 활동 증명서를 정상 발급받았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조국 법무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아들과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