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것이 노동과 자본, 기술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혁신(innovation)이 핵심 요소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2019 글로벌 혁신지수(GII)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29국 중 11위를 차지했다. 작년 12위에서 한 계단 올라 10위권에 근접했다. WIPO는 유럽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INSEAD), 미국 코넬대와 함께 제도, 인적 자원, 인프라, 시장성숙도, 사업성숙도, 지식·기술 성과, 창의적 성과 등 7개 항목에 대해 각국의 혁신지수를 매년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기업수행 R&D'(2015~2019년 2위), '기업재원 R&D'(2016~2019년 3위), '기업연구역량'(2016~2019년 3위) 등 우리나라 기업의 연구·개발(R&D)과 관련된 지표는 지속적으로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2019 유럽혁신지수(EIS)'에서는 우리나라가 137점으로 EU의 글로벌 경쟁 10국(한국·미국·캐나다·호주·일본·중국·브라질·인도·남아공·러시아) 중 1위에 올랐다. 2013년 이래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U가 2001년부터 발표한 유럽혁신지수는 EU 28개 회원국, 유럽 내 인접 8국, 글로벌 경쟁 10국 등 총 46국이 조사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평가 대상 46국 전체에선 스위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해 유럽 지역 국가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혁신 리더그룹'에 포함됐다. 16개 지표 가운데 한국은 기업 부문의 연구·개발(R&D) 투자(238.1), 디자인권 출원(226.8), 상표권 출원(225.8) 등 11개 지표에서 EU 평균(100)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지난 1월 발표된 '2019년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총점 87.38로 독일과 미국 등을 누르고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1~3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것이 노동과 자본, 기술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혁신(innovation)이 핵심 요소다. 우리나라 혁신은 기업이 이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사활을 걸고 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C랩 팩토리에서 과제원들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테스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R&D 투자 금액이 73조원에 달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 양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생산시설 확충에도 60조원이 투자돼 국내 설비와 소재 업체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인프라와 기술력을 공유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디자인하우스(설계 서비스 기업) 등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의선(맨 왼쪽)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크로아티아 리막 본사를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는 다양한 분야의 업체와 제휴·투자를 강화하는 '오픈 R&D'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친환경차부터 차량 공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스마트카까지 분야와 업종의 경계를 넘나들며 상호 협력으로 시너지 극대화를 꾀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연구·개발(R&D)과 경상 투자 등에 30조6000억원, 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14조7000억원 등 2023년까지 45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래 기술 투자와 관련해서는 차량 공유 등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 6조4000억원, 차량 전동화 분야에 3조3000억원 등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선도를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과 협업 체계도 구축해가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SK는 연구·개발(R&D)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링 등을 통해 혁신 경영에 나서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전방위적 활동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7000만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올 5월에는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6.1%를 10억달러에 사들였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성장, 기술(Technology) 리더십, 환경 이니셔티브(Initiative) 등 세 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지켜나가기 위해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의 2019년형 올레드TV가 영국에서 열린 TV 비교평가에서 ‘올해의 최고TV’에 선정됐다.

LG는 기존 LCD TV와 차원이 다른 OLED(올레드) TV가 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기술 개발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77인치 OLED TV를 중심으로 초대형 TV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지난 7월 국내에 출시한 세계 최초 8K OLED TV를 3분기부터 북미·유럽 등으로 확대 출시하고, 연말에는 세계 최초로 롤러블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200여 개 TV 제품 가운데 LG 올레드 TV를 '2019 최고 TV'로 선정하기도 했다. LG 올레드 TV는 화질·사운드·스마트 기능 등 모든 항목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세운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공장 전경.

롯데는 앞으로 5년간 국내외 전 사업 부문에 50조원을 투자한다. 화학 부문에서는 국내외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섰다.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 생산 설비를 준공했다. 총사업비가 31억달러로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로는 둘째로 큰 규모다. 유통 부문에서는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온·오프라인에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