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7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이 그래미 시상식이 열리는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 단독 콘서트를 비롯해 미국 6개 도시에서 12만 관객들을 만난다.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와 협업하고 '굿모닝 아메리카' '지미 키멀 라이브 쇼' 등 미국 대표 프로그램에서 한국어로 노래한다. 방탄소년단(BTS) 얘기가 아니다. 지난 2015년 데뷔한 '몬스타엑스'의 올해 상반기 활동이다.

25일(현지 시각) 몬스타엑스가 미국 NBC 간판 프로그램인 '엘런쇼'에 출연했다. 우리나라 가수로는 싸이와 BTS가 출연한 적 있다. 노래의 전주가 흐르고 멤버들이 등장하자 객석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대표곡 'Who Do U Love' 'Oh My'를 연달아 부르자 관객들은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이하트라디오 뮤직페스티벌에서 몬스타엑스가 DJ 스티브 아오키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쯤 되면 글로벌 아이돌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음원 차트를 휩쓸 것 같지만 몬스타엑스는 작년 11월 6집 앨범이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에 올랐다. 데뷔 후 처음 받을 수 있는 신인상도 놓쳤다. 이들이 단체로 출연한 국내 예능 프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1년 중 국내보다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다. 일명 '수출형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더 무게를 두고 활동하는 '수출형 아이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새 앨범을 발매하면 곧바로 홍콩, 방콕 등 해외 팬들과 만나기 위해 출국한다. 국내 활동은 길어야 2주 남짓. 아시아 투어 혹은 월드 투어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5인조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도 대표적인 수출형 아이돌. 2012년 데뷔 직후부터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곳곳을 돌면서 활동했다. 일본에서 활동하기 위해 국내 활동을 서둘러 마무리하거나, 해외 콘서트를 수차례 여는 2년 동안 국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적도 있다. 해외 스케줄로 국내 방송엔 자주 못 나와 외국 팬보다 한국 팬 수가 더 적은 상황도 벌어졌다. 국내 인지도가 낮아,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에 연습생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수출형 아이돌의 잦은 해외 출국을 국내 팬들은 아쉬워한다. 국내 최대 연예 커뮤니티 인스티즈에는 "한국 활동에도 신경 써달라"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개 올라온다. 트위터 등에선 이들이 한국에서 콘서트를 할 때면 '한국 가수의 내한 공연'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3대 대형 연예기획사 틈바구니에서 중소 기획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 해외 진출"이라며 "국내보다 해외 활동에서 더 수익이 잘 나오는 것도 현실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