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농사꾼' 姜 전 의원, '안전 먹거리 특위長' 임명
박창진씨 '국민의노조 특위長'에... 대한항공 측 "겸직 가능 여부 검토"
동성 결혼 영화감독 김조광수도 영입… 총선 국면 전환하려는 듯
윤소하 원내대표 "정의당은 맛이 가지 않는다"

정의당이 25일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과 과거 국회에서 '공중 부양'을 했던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대표에게 각각 당직을 맡기기로 했다. 두 사람은 현재 정의당원이다. 또 2013년 공개 동성 결혼식을 올렸으나 혼인 신고를 거절당한 영화감독 김조광수씨도 영입키로 했다. 정의당은 이번 '조국 사태' 때 문재인 대통령의 조 법무부 장관 임명에 찬성한 이후 지지층의 동요를 겪고 있다. 이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분위기를 일신하고, 다양한 이슈로 내년 총선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심상정(왼쪽) 정의당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공공운수노조·희망연대노조 정책협약식에서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과 악수하고 있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5대 부문 특별위원회 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정의당은 경남 사천에서 농사를 지어온 강기갑 전 대표를 '안전먹거리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땅콩 회항' 당시 피해를 본 박창진 전 사무장을 '국민의 노동조합 특위' 위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또 2013년 공개 동성 결혼을 올리고 '소년, 소년을 만나다' 등의 퀴어 영화를 제작한 감독 김조광수씨를 차별금지법 추진특위 위원장에 임명했다.

또 청년 당원으로 활동중인 철원여고 노서진 학생을 청소년특위 위원장에, 양경규 전 민노총 부위원장을 사회연대임금 특위 위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번 당직 인선과 관련,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전당적 실천에 돌입할 것"이라며 "불평등 해소와 차별 철폐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사실상 총선 체제로 돌입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심상정 대표도 전날 "내년 총선으로 가는 당의 가장 중요한 핵심 기조를 '불평등 해소'로 삼았다"고 했었다.

17·18대 의원을 지낸 강기갑 전 대표는 2009년 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상정에 반대하며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해 2011년 벌금 300만원이 확정됐다. 강 전 대표는 이후 국민참여당과 민노당·진보신당 탈당파 등이 연합해 창당한 통합진보당 대표를 지냈으나,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직후 탈당하고 낙향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정의당 고문을 지냈다.

박창진 전 사무장은 현재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소속으로 근무중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도 맡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정의당) 당직을 겸직하는 것이 가능한지 관련 규정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박 전 사무장이 회사 근무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당직을 맡아 업무를 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최근 정의당 탈당이 늘어났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정의당은 맛이 가지 않는다. 갈 길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2009년 1월 5일 오전 국회 방호 직원들이 본관 로텐더 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던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한 강제 해산을 시도한 직후, 강기갑 민노당 대표가 국회 시설물을 들고 국회의장실 쪽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