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 다음날 아내·아들에 하드디스크 2개씩 대신 구매
"정경심, '남부터미널 상가 가서 하드디스크 2대 사 달라' 요구"
"아들 하드 교체 목격…조국 장관과 설렁탕 먹으며 대화"

조국 법무장관 아들 조모(23)씨가 가족의 자산관리를 맡아온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37)씨에게 자신의 컴퓨터에 교체할 하드디스크를 인터넷으로 대신 구매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검찰이 1차 압수 수색을 벌인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조씨가 보내준 인터넷 웹사이트 링크에 접속해 하드디스크 2개를 구매했다고 한다. 배송지는 조 장관의 자택이었다. 이와는 별개로 이날 김씨는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요구로 하드디스크 2개를 사서 조 장관의 자택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정 교수는 당시 김씨에게 신용카드를 건네며 "남부터미널 전자상가에 가서 하드디스크 2대를 사 달라"고 했고, 김씨는 이를 따랐다.

조국 법무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김씨는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오후 다시 조 장관의 자택을 방문했다가, 조씨가 직접 자신의 컴퓨터에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있는 것을 봤다고 한다. 이날 김씨는 조 장관 등과 함께 설렁탕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김씨는 이 같은 내용을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밤 김씨는 정 교수와 함께 경북 영주에 있는 동양대에 가서 정씨의 연구실 컴퓨터를 외부로 들고나왔다. 김씨는 이 컴퓨터를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실어뒀다가 동양대 압수 수색 당일 검찰에 제출했다. 김씨가 직접 교체해 준 하드디스크들도 최근 검찰에 임의 제출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 23일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면서 조씨의 컴퓨터를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해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보한 진술 등에 따르면 조 장관 자택에는 장관 부부가 쓰던 2대를 포함해 조씨 것까지 최소 3대의 컴퓨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이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집에 컴퓨터가 2대 있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